28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골프 아카데미 ‘이룸골프’를 찾은 한 회원이 골프 전문 트레이너로부터 ‘골프 피트니스’를 배우고 있다. 반구형 기구는 균형잡기 훈련에 쓰이는 ‘돔볼’이다.  /이룸골프 제공
28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골프 아카데미 ‘이룸골프’를 찾은 한 회원이 골프 전문 트레이너로부터 ‘골프 피트니스’를 배우고 있다. 반구형 기구는 균형잡기 훈련에 쓰이는 ‘돔볼’이다. /이룸골프 제공
“이거 하면 땀도 좀 나고 운동도 되고 그런가요?”

이달 중순 서울 서초구 센트럴시티 터미널 인근에 문을 연 QED 골프 아카데미 반포점을 찾은 한 고객이 직원에게 물었다. QED 아카데미 내부에 있는 ‘프리메드 골프 메디컬 트레이닝’과 관련한 질문이었다. ‘골프 피트니스’ 프로그램인 이 트레이닝은 골퍼에게 가장 적합한 근력 운동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웨이트 트레이닝, 필라테스 등이 접목돼 있다. 한동완 QED 이사는 “골프와 재활 피트니스를 한 번에 해결하고 싶어하는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며 “신규 회원 중 30% 정도가 피트니스 프로그램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골프 전용 피트니스’가 빠른 속도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현대 골프가 기술은 물론 유연성, 체력을 모두 강조하는 ‘토털 골프’로 변모하면서다. ‘골프에 근육은 방해가 된다’ ‘골프는 스포츠가 아니라 레저’라는 주장은 쏙 들어간 지 오래다.

요즘 ‘잘나가는’ 프로 골퍼들을 보면 피트니스의 중요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 트로피는 브룩스 켑카, 개리 우들랜드(이상 미국) 등 ‘머슬 맨’들의 차지가 됐다. US여자오픈 우승자 ‘핫식스’ 이정은(23),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우승자 조정민(25)의 꾸준함도 탄탄한 근육과 체력 덕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한·미 양국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이 두 선수는 지난겨울 한 달간 ‘극한 수준’의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함께 체력을 다졌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룸골프’는 창업 초기부터 토털 골프 서비스를 내세워 빠르게 정착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골프 아카데미다. 매장 설계 단계부터 피트니스 공간을 확보했다. 골프피트니스전문교육기관 TPI(타이틀리스트 퍼포먼스 인스티튜트)를 수료한 트레이너가 이곳에서 회원들을 가르친다.

권혁재 이룸골프 서초지점장은 “레슨을 받으러 왔다가 골프 트레이닝을 경험하고 등록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꽤 많다”며 “골프 레슨과 TPI를 함께하는 고객이 절반을 넘고, 최근에는 피트니스만 받으러 오는 고객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골프 피트니스 시장이 커지면서 ‘전문 트레이너’ 모시기 경쟁도 덩달아 뜨거워지고 있다. 골프 피트니스 트레이너는 일반 트레이너와 달리 골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필수다. 또 TPI 등 골프 피트니스 관련 자격증도 필요하다. 관련 자격증을 따려면 1년가량 걸리는 전문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다. TPI 전문가 최상위 단계인 ‘레벨 3’ 과정은 미국에 직접 가야 수료할 수 있을 만큼 난도가 상당하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