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재 한경매거진 기자 fotolee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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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 이렇게 갤러리가 많이 올 줄 정말 몰랐어요. 힘들어도 기분은 좋죠. 사람 많으면 신나잖아요. 호호….”

가쁜 숨을 몰아쉬던 신나송(34·사진)의 얼굴엔 생글거리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 대회가 열린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 대회장에서 현장 리포터로 필드 곳곳을 누볐다. 23일은 대회 최종일. 선수는 물론 선수들이 친 공과 동선이 같다 보니 체력 소모가 엄청나다. 공이 숲속 언덕이나 깊은 러프로 들어가면 그는 TV 카메라맨보다 더 빨리 줄달음을 쳤다. 그는 “진짜 뭔가 재밌으면 어디를 다쳐도 잘 모르잖아요. 대회가 엎치락뒤치락 워낙 재밌다 보니 힘이 덜 드는 느낌”이라고 했다.

지난해 6월부터 포천힐스CC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그는 무엇보다 포천힐스의 진짜 매력이 대회를 통해 널리 알려진다는 게 뿌듯하다고 했다. “포천이 얼핏 멀고 외진 곳처럼 느껴지잖아요. 이번에 오신 분들은 아마 다 생각보다 훨씬 가깝다는 걸 알게 됐을 거예요.”

포천힐스CC에서 처음 열린 이번 대회에는 나흘간 2만여 명의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았다. 코스에서 열린 첫 정규대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메이저급’ 흥행이다. 신나송은 “포천힐스는 눈으로 보는 것보다 필드에 섰을 때 훨씬 더 역동적”이라며 “지형의 높낮이가 변화무쌍해 기본과 기술샷이 모두 강한 선수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무조건 풀 스윙이 아닌 하프 스윙 등 컨트롤 샷도 잘해야 하지만, 내리막 코스가 많은 만큼 클럽 선택도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소 까다롭지만 아마추어 골퍼에겐 개성 만점의 코스”라고 덧붙였다.

신나송은 “포천힐스CC는 페어웨이를 놓치는 순간 다양한 샷 옵션을 맞닥뜨리게 된다”며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그만큼 중요한 코스”라고 분석했다.

신나송은 대표적인 ‘스타 미디어 프로’다. 2006시즌까지 KLPGA 정규 투어에서 뛰다 미디어 프로로 전향했다. 고정 출연 중인 SBS골프 생방송 골프 아카데미에서 톡톡 튀는 레슨으로, 현장 리포터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아 팬층이 두텁다. 별명이 ‘미소천사’다. 신나송은 “힘들지만 그래도 항상 웃어야 복이 오는 것 같다”고 했다.

자기계발도 쉬지 않는 억척이다. 지난해 연세대에서 체육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머지않은 미래에 스포츠교육 관련 유학도 할 생각이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골프팬들의 관심이 커진 포천힐스CC의 매력을 알리는 데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골프를 쉽고 재밌게, 그리고 오래 잘 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름길은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실현 가능한 작은 목표를 정확히 잡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욕심이 과하면 의욕이 쉽게 꺾이거든요. 재미없는 골프만큼 고역이 없잖아요.”

포천힐스CC=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