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총상금 7억 원, 우승상금 1억 4000만 원) 최종라운드 경기가 23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가운데 12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한 조정민(25, 문영그룹)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포천힐스CC=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총상금 7억 원, 우승상금 1억 4000만 원) 최종라운드 경기가 23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가운데 12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한 조정민(25, 문영그룹)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포천힐스CC=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조정민(25·문영그룹)이 23일 경기 포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4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이후 2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하며 상금 순위도 3위에서 2위로 도약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

▷우승 소감

“아까 생방송 인터뷰 하면서 7타 차이가 나다가 우승했다고 들었다. 그걸 모를 정도로 우승 생각을 안 했고 저번 주 아쉬움이 많아서 그걸 보완할 수 있는 라운드를 하고 싶었다. 좋은 경기력을 입증하는 대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홀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우승해서 기쁘다.”

▷우승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던 홀은?

“전반을 다 끝내고 리더보드가 처음 있을 때, 13번홀 파5에서 버디를 하고 나서 어떤 갤러리께서 1등이라고 말씀해주셨을 때 차근차근히 풀어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16번 홀에서 스리 퍼트 보기를 했을 때 마음은?

“요즘 루키 선수들이 잘 치는 이유를 보니 퍼터를 잘 했다. 그들을 잘 관찰하니 공이 지나가도록 치는 것을 봤다. 나도 긴장되는 상황에서 지나가게 쳤다. 막상 많이 지나가서 놀랐지만 마지막 홀에 그걸 만회할 수 있는 샷이 나와서 다행이었다.”

▷마지막 홀 버디 직전에 우승 의식했나.

“우승 의식하는 퍼트가 상당히 떨리는데 이번에는 흐름에 맡기듯이 쳤다. 그게 잘 떨어지면서 좋은 결과를 냈다.”

▷다른 대회보다 압박을 덜 받은 건지?

“최근에 박자가 튄다는 지적을 받았다. 루틴과 흐름을 한 박자로 돌리려고 상당히 신경을 많이 썼다. 그래서 내가 친 것 같지 않게 만들어진 우승 퍼트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우승하고 2년 간 3승인데 경기력이 탄탄해지고 우승 경험도 많아졌다. 우승권에서 경쟁하게 된 비결이 있다면.

“올해 생각하기에 좋은 코치님(홍두태 프로, 정상우 코치)을 만났다. 기술적 면만 아니라 생활적인 면에 대해서도 코칭을 해주신다. 건방질지도 모르지만 골퍼는 개인 운동이고 스스로를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전에는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혼자 고민했는데 이제는 다른 축구나 농구처럼 감독님이나 코치가 있다고 생각하니 그런 패턴이 바뀌고 운동선수로서 좀 더 차분해졌다.”

▷눈 수술도 도움이 됐나.

“라섹 수술 후 확실히 좋아진 것을 느낀다.”

▷9번 홀 칩인 버디가 우승의 밑거름이었나.

“우승에 있어서 그 홀이 가장 중요했다. 너무 멀었던 어프로치여서 스피드가 어떨지 모를 정도였다. 그게 들어가서 너무 감사했다. 2번 홀 보기에서 상당히 예민했는데 조아연 선수가 3연속 버디로 나가면서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모습을 적용하려고 노력한 것이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

▷최근 2년 간 성적이 좋아지면서 본인도 나도 넘버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지.

“당연히 어떤 투어나 훌륭한 KLPGA 투어에서 상금 1위나 대상 포인트 1위를 얻는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다. 운동선수라면 한번 목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 온 성공률이나 평균 타수에 신경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본다.”

▷올해 상금왕을 노릴 수 있는 기회인데.

“욕심낼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예전의 저였다면 이걸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계산했을 텐데 이제는 코치님이나 감독님과 어떻게 풀어나갈지 대화할 분이 생겨서 좋아졌다.”

▷포천힐스CC에서의 대회는 체력전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행운의 언덕이 됐다. 어젯밤에 같이 전지훈련도 갔던 김나현 언니의 식당에 가서 생갈비를 맛있게 먹었다.”

▷경기 전 연습장에서 봤는데 루틴인가.

“셀트리온 대회 우승 전에는 연습 스윙만 하고 라운드 마치고 레인지 가는 걸 루틴으로 삼았다. 그 후로 하와이 다녀오고 나서 프로님이 웨지샷을 많이 치라고 조언하셨다. 그 이후로 웨지샷 연습을 많이 한다. 웨지는 연습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습장에 가면 요즘은 웨지샷 연습이 70% 정도다.”

▷낯선 코스에 강한 이유가 있는지.

“베트남에서도 그랬고 포천힐스에서도 그랬다. 생각이 좀 많은 편인데 이 골프장을 완벽히 파악하지 못하다보니 조심스럽게 루키의 마음으로 플레이한 것이 좋았던 것 같다.”

▷항상 생각이 많은가?

“멘탈 코치님께서도 생각을 잘 정리하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조언해주신다. 오늘은 조아연 선수의 차분한 모습을 보고 많은 도움이 됐다.”

▷동반자들에게 많이 배우려는 자세가 보인다.

“항상 좋은 모습을 보고 (나에게) 덧붙여보려고 한다.”

▷지난 주 아쉬움이 이번 주 우승으로 털어졌을 듯하다.

“KLPGA는 대회가 많아서 아쉬움을 빨리 잊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쉬운 결과 이후 바로 대회에 출전한 것이 도움이 됐다.”

▷지난 주 부진 이유는?

“몸 상태가 정말 좋지 않았다.”

▷초반에 자신이 설정한 목표가 있을 텐데 초과 달성했나.

“처음엔 상반기 시즌 2승을 목표로 잡았는데 과한 것 아닌가 싶었지만 막상 목표를 달성하니 얼떨떨하다. 코치님은 항상 평균 타수, 온 그린율을 중시하신다. 남은 경기도 이에 중점을 두겠다. 남은 경기가 비슷비슷하다. 웨이하이, 솔모로, 용평 등 거칠고 굴곡이 있다. 그래서 집중력과 체력에 신경을 쓸 계획이다. 올해 목표는 다가오는 3경기를 치르고 나서 조정하겠다.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골프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미국이든 일본이든 해외 투어에서 우승해보고 싶다. 커리어 안에 해외 투어를 1년 정도도 못 뛰면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다. (굳이 고른다면)성향 상 일본이 맞다고 생각한다.”

▷우승 후 하고 싶은 것은 있나.

“원래 끝나고 동료 선수들과 영화 알라딘을 보기로 했는데 우승하면서 미루기로 했다.”

▷대회나 코스에 대한 평가는.

“보이는 것보다 페어웨이가 좁았다. 티샷을 잘 했다고 생각하고 나갔는데 파5가 5개인데도 페어웨이를 못 지켜 버디를 못 한 홀이 많았다. 페어웨이에서 홀까지의 거리가 짧아보이는데 야디지북을 보면 거리가 길었다. 난이도가 있는 코스라고 생각한다. 비가 오면서 그린이 부드러워져 스핀 컨트롤을 하며 성적이 잘 나왔다. 페어웨이에 평평한 라이가 드물어서 아마추어들이 당황할 수 있는 난이도 있는 코스라고 생각한다.”

▷그린이 딱딱해지고 빨라지면 더 어려워지나.

“그린이 딱딱했더라면 상당히 고생했을 것이다. 오늘 점수도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쉬운 골프장은 아닌 것 같다.”

▷좋아하는 코스 유형이 있는지.

“뉴질랜드엔 산악코스가 없다. 한국에 와서 5승 중 4승을 산악코스에서 해서 산악코스와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포천힐스CC=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사진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