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 우승자 조정민 "낯선 코스에서 루키의 마음으로 플레이했다"
▷우승 소감
“아까 생방송 인터뷰 하면서 7타 차이가 나다가 우승했다고 들었다. 그걸 모를 정도로 우승 생각을 안 했고 저번 주 아쉬움이 많아서 그걸 보완할 수 있는 라운드를 하고 싶었다. 좋은 경기력을 입증하는 대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홀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우승해서 기쁘다.”
▷우승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던 홀은?
“전반을 다 끝내고 리더보드가 처음 있을 때, 13번홀 파5에서 버디를 하고 나서 어떤 갤러리께서 1등이라고 말씀해주셨을 때 차근차근히 풀어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16번 홀에서 스리 퍼트 보기를 했을 때 마음은?
“요즘 루키 선수들이 잘 치는 이유를 보니 퍼터를 잘 했다. 그들을 잘 관찰하니 공이 지나가도록 치는 것을 봤다. 나도 긴장되는 상황에서 지나가게 쳤다. 막상 많이 지나가서 놀랐지만 마지막 홀에 그걸 만회할 수 있는 샷이 나와서 다행이었다.”
▷마지막 홀 버디 직전에 우승 의식했나.
“우승 의식하는 퍼트가 상당히 떨리는데 이번에는 흐름에 맡기듯이 쳤다. 그게 잘 떨어지면서 좋은 결과를 냈다.”
▷다른 대회보다 압박을 덜 받은 건지?
“최근에 박자가 튄다는 지적을 받았다. 루틴과 흐름을 한 박자로 돌리려고 상당히 신경을 많이 썼다. 그래서 내가 친 것 같지 않게 만들어진 우승 퍼트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우승하고 2년 간 3승인데 경기력이 탄탄해지고 우승 경험도 많아졌다. 우승권에서 경쟁하게 된 비결이 있다면.
“올해 생각하기에 좋은 코치님(홍두태 프로, 정상우 코치)을 만났다. 기술적 면만 아니라 생활적인 면에 대해서도 코칭을 해주신다. 건방질지도 모르지만 골퍼는 개인 운동이고 스스로를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전에는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혼자 고민했는데 이제는 다른 축구나 농구처럼 감독님이나 코치가 있다고 생각하니 그런 패턴이 바뀌고 운동선수로서 좀 더 차분해졌다.”
▷눈 수술도 도움이 됐나.
“라섹 수술 후 확실히 좋아진 것을 느낀다.”
▷9번 홀 칩인 버디가 우승의 밑거름이었나.
“우승에 있어서 그 홀이 가장 중요했다. 너무 멀었던 어프로치여서 스피드가 어떨지 모를 정도였다. 그게 들어가서 너무 감사했다. 2번 홀 보기에서 상당히 예민했는데 조아연 선수가 3연속 버디로 나가면서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모습을 적용하려고 노력한 것이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
▷최근 2년 간 성적이 좋아지면서 본인도 나도 넘버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지.
“당연히 어떤 투어나 훌륭한 KLPGA 투어에서 상금 1위나 대상 포인트 1위를 얻는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다. 운동선수라면 한번 목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 온 성공률이나 평균 타수에 신경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본다.”
▷올해 상금왕을 노릴 수 있는 기회인데.
“욕심낼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예전의 저였다면 이걸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계산했을 텐데 이제는 코치님이나 감독님과 어떻게 풀어나갈지 대화할 분이 생겨서 좋아졌다.”
▷포천힐스CC에서의 대회는 체력전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행운의 언덕이 됐다. 어젯밤에 같이 전지훈련도 갔던 김나현 언니의 식당에 가서 생갈비를 맛있게 먹었다.”
▷경기 전 연습장에서 봤는데 루틴인가.
“셀트리온 대회 우승 전에는 연습 스윙만 하고 라운드 마치고 레인지 가는 걸 루틴으로 삼았다. 그 후로 하와이 다녀오고 나서 프로님이 웨지샷을 많이 치라고 조언하셨다. 그 이후로 웨지샷 연습을 많이 한다. 웨지는 연습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습장에 가면 요즘은 웨지샷 연습이 70% 정도다.”
▷낯선 코스에 강한 이유가 있는지.
“베트남에서도 그랬고 포천힐스에서도 그랬다. 생각이 좀 많은 편인데 이 골프장을 완벽히 파악하지 못하다보니 조심스럽게 루키의 마음으로 플레이한 것이 좋았던 것 같다.”
▷항상 생각이 많은가?
“멘탈 코치님께서도 생각을 잘 정리하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조언해주신다. 오늘은 조아연 선수의 차분한 모습을 보고 많은 도움이 됐다.”
▷동반자들에게 많이 배우려는 자세가 보인다.
“항상 좋은 모습을 보고 (나에게) 덧붙여보려고 한다.”
▷지난 주 아쉬움이 이번 주 우승으로 털어졌을 듯하다.
“KLPGA는 대회가 많아서 아쉬움을 빨리 잊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쉬운 결과 이후 바로 대회에 출전한 것이 도움이 됐다.”
▷지난 주 부진 이유는?
“몸 상태가 정말 좋지 않았다.”
▷초반에 자신이 설정한 목표가 있을 텐데 초과 달성했나.
“처음엔 상반기 시즌 2승을 목표로 잡았는데 과한 것 아닌가 싶었지만 막상 목표를 달성하니 얼떨떨하다. 코치님은 항상 평균 타수, 온 그린율을 중시하신다. 남은 경기도 이에 중점을 두겠다. 남은 경기가 비슷비슷하다. 웨이하이, 솔모로, 용평 등 거칠고 굴곡이 있다. 그래서 집중력과 체력에 신경을 쓸 계획이다. 올해 목표는 다가오는 3경기를 치르고 나서 조정하겠다.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골프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미국이든 일본이든 해외 투어에서 우승해보고 싶다. 커리어 안에 해외 투어를 1년 정도도 못 뛰면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다. (굳이 고른다면)성향 상 일본이 맞다고 생각한다.”
▷우승 후 하고 싶은 것은 있나.
“원래 끝나고 동료 선수들과 영화 알라딘을 보기로 했는데 우승하면서 미루기로 했다.”
▷대회나 코스에 대한 평가는.
“보이는 것보다 페어웨이가 좁았다. 티샷을 잘 했다고 생각하고 나갔는데 파5가 5개인데도 페어웨이를 못 지켜 버디를 못 한 홀이 많았다. 페어웨이에서 홀까지의 거리가 짧아보이는데 야디지북을 보면 거리가 길었다. 난이도가 있는 코스라고 생각한다. 비가 오면서 그린이 부드러워져 스핀 컨트롤을 하며 성적이 잘 나왔다. 페어웨이에 평평한 라이가 드물어서 아마추어들이 당황할 수 있는 난이도 있는 코스라고 생각한다.”
▷그린이 딱딱해지고 빨라지면 더 어려워지나.
“그린이 딱딱했더라면 상당히 고생했을 것이다. 오늘 점수도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쉬운 골프장은 아닌 것 같다.”
▷좋아하는 코스 유형이 있는지.
“뉴질랜드엔 산악코스가 없다. 한국에 와서 5승 중 4승을 산악코스에서 해서 산악코스와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포천힐스CC=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사진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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