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사진=한경DB
최홍만/사진=한경DB
최홍만이 1년 7개월 만의 복귀 무대에서 1분도 버티지 못하고 KO 패배를 당했다.

최홍만은 지난 10일 서울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엔젤스 파이팅 챔피언십'에서 헝가리의 다비드 미하일로프에게 1라운드 49초 만에 KO패를 당했다.

더욱이 최홍만의 상대였던 미하일 로프는 키 195cm, 체중 110kg로, 220cm, 150kg의 최홍만에 비해 25cm 작고, 몸무게도 40kg 덜 나간다. 체격 조건에서 월등하게 앞서는 최홍만이 KO 패배를 당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최홍만은 타고난 체격으로 씨름계를 평정했다. '테크노 골리앗'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2004년 격투기로 주종목을 전향했고,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미르코 크로캅, 레미 본야스키, 제롬 르 밴너 등 당대 최고 격투기 스타들과 맞붙으며 정상급의 기량을 보이며 사랑받았다.

하지만 2008년 뇌수술 후 경기력이 크게 떨어진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꾸준히 파이터로 활동하면서 예능에서도 예능감을 발휘하며 국민 파이터로 불렸던 최홍만은 2015년 5월 사기 혐의로 피소되면서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최홍만은 2013년 12월 27일 A씨한테 71만 홍콩달러(1억 589만 원), 2014년 10월 28일에는 B씨로부터 2550만 원을 빌렸으나 갚지 않아 2015년 5월 피소됐다. 이후 검찰의 출석 통보를 무시해 체포 영장이 청구되고, 지명 수배까지 들어간 사실까지 알려졌다.

최홍만은 재판 과정에서 고소인 2명과 합의하고, 빌린 돈을 변제했지만 1심 재판부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후 최홍만은 복귀전을 꾸준히 치러왔다. 하지만 사기혐의 피소가 알려진 후 1년 2개월만인 2016년 9월 치러진 경기에서 최홍만보다 10살 많은 마이티 모를 상대로 졸전을 펼치다 1라운드에서 KO로 쓰러졌다.

마이티 모는 경기 후 "파이터라는 직업을 내려놓고 솔직히 말하겠다"며 "K-1 때 싸웠던 최홍만과 현재 최홍만은 다르다. 기량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경기 때 충격을 받아서인지, 나이가 들어서인지 몰라도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고 전하며 최홍만의 달라진 기량을 꼬집었다.

또 지난해 치러진 중국 승려 파이터 이룽과의 경기에서도 KO패배를 당했다. 이룽은 최홍만보다 42cm나 작았음에도 밀린 것.

최홍만은 "급소에 맞았다"고 주장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복부'로 판정을 받았다. 이 때문에 격투기 팬들 사이에서는 "배에 킥을 맞았는데 로블로라고 주장했다"면서 '배블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겹겹이 쌓여온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최홍만은 이전의 기량을 보여야 했지만, 최홍만은 주먹 한 번 제대로 날리지 못하고 패배했다.

더욱이 최홍만이 상대방에게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지도 않고, 싸울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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