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에서 ‘아마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지나 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듀크대 1학년인 재미동포 김민경(19·사진)이 주인공이다.

지나 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파71·6535야드)에서 개막한 여자골프 메이저대회 제74회 US여자오픈 1라운드를 5언더파 공동 2위로 마쳤다. 이어 열린 2라운드에서 단독 4위, 3라운드 공동 12위의 성적을 냈다. 3라운드 중간합계 2언더파다. 선두(류위·7언더파)와는 5타 차다. 3라운드까지 언더파가 26명밖에 없을 정도로 까다로운 대회 코스에서 거둔 성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가 1라운드에서 받아든 66타는 US여자오픈 역대 아마추어 선수의 한 라운드 최저타 기록이다. US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가 우승한 것은 1967년 카트린 라코스테(프랑스)가 유일하다. ESPN 등 외신들은 “듀크대의 지나 김이 US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 돌풍을 일으켰다”고 주요 기사로 다뤘다.

미국에서 태어난 지나 김은 8세 때부터 미국 주니어 골프 대회를 휩쓰는 등 일찍부터 골프에 천부적 재능을 보였다. 한 번 연습장에 가면 하루 종일 골프연습에 몰두해 ‘연습벌레’라는 별명도 붙었다. 공부도 잘해 지난해 명문 듀크대에 진학했다. 지난달엔 신입생으로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여자골프 단체전에 출전해 듀크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지나 김은 “할아버지와 아빠가 골프를 좋아하셔서 언니와 함께 어렸을 때 골프를 배웠다. 하지만 언니가 골프를 좋아하지 않았다. 대신 내가 골프를 좋아한다고 미안한 마음에서 아빠에게 거짓말을 했다. 실력은 계속 좋아졌다”고 했다.

그의 꿈은 미셸 위(위성미) 같은 세계적인 프로 골퍼다. 관심이 많은 심리학을 공부하며 골프를 병행할지,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로 전향할지는 아직도 고민 중이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스페인어 교수인 어머니 김상숙 씨는 “커트 통과만 하자는 생각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는데 기대보다 잘하고 있다. 부담 없이 대회를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