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열린 E1채리티오픈 대회 첫날 루키들이 돌풍을 일으켰다. 이소미(왼쪽)와 이채은이 8언더파 64타를 적어내며 공동 1위로 대회 첫날을 시작했다. 이소미와 이채은은 초등학교 시절 시합에서 자주 만나 친구가 됐다.  /KLPGA 제공
24일 열린 E1채리티오픈 대회 첫날 루키들이 돌풍을 일으켰다. 이소미(왼쪽)와 이채은이 8언더파 64타를 적어내며 공동 1위로 대회 첫날을 시작했다. 이소미와 이채은은 초등학교 시절 시합에서 자주 만나 친구가 됐다. /KLPGA 제공
‘춘추전국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절대강자가 없는 국내 여자 프로골프를 상징하는 말이다. 24일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파72·6514야드)에서 막을 올린 KLPGA투어 E1채리티오픈(총상금 8억원·우승상금 1억6000만원) 1라운드가 그랬다. 장하나와 박소연이 선두를 달리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임은빈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의 리드도 오래가진 못했다. 이승연, 박채윤, 유승연, 이채은, 이소미가 버디 행진을 벌이며 다시 한 차례 리더보드를 뒤흔들어놨다.

혼전을 거듭한 끝에 대회 첫날 리더보드 최상단은 스무살 동갑내기 ‘루키’들이 꿰찼다. 이소미가 버디 10개와 보기 2개를 엮어 8언더파 64타 공동 선두로 대회 첫날을 마무리했다. 3~6번홀 네 홀 연속 타수를 줄인 데 이어 9~13번홀에서도 다섯 홀 연속 버디를 골라냈다. 18번홀(파4)에서도 타수를 줄이며 자신의 생애 최저 타수와 타이를 기록했다. 그가 한 경기에서 버디를 10개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 7승을 올리며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한 뒤 2017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해 9월 프로로 전향해 지난해에는 2부 투어에서 실력을 갈고닦았다. 올 시즌에는 4월 열린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에서 13위를 기록한 게 최고 성적이다. ‘천재 골퍼’ 최혜진과 국가대표 동기다.

전남 완도 출신인 그는 완도화흥초등학교 시절 학교 선배인 ‘탱크’ 최경주로부터 레슨도 받았다고 했다. “1년에 한 번쯤 모교를 방문해 골프단 레슨을 해주셨다. 그립과 벙커샷 등을 많이 배웠다”고 기억했다.

이채은이 이소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버디 9개와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종전 최고 성적은 2부 투어 시절 작성한 9언더파 63타다. 2017년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그는 이소미와 절친 사이다. 초등학교 시절 시합에서 자주 만나 친해졌다는 설명이다.

이채은은 “오늘 아이언샷이 홀컵과 3m 안팎 거리에 멈출 정도로 샷감이 좋았고 퍼팅도 좋았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우승 욕심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톱10에만 들면 좋겠다. 시드를 유지하고 상금 순위 60등이 올 시즌 목표”라고 했다. 그는 올 시즌 6개 정규투어에 출전해 2개 대회만 커트를 통과했다. 지난달 열린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에서 57위를 차지한 게 최고 성적이다.

5언더파 공동 3위에 오른 이승연도 지난달 첫 승을 신고한 ‘무서운 신인’이다. 지난해 6월 용평리조트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올린 박채윤과 유승연, 임은빈도 공동 3위에 자리했다.

1라운드 결과만 보면 베테랑이 루키를 추격하는 모양새다. KLPGA투어 통산 10승의 장하나가 4언더파 68타로 선두와 네 타 차 공동 7위를 기록했다. 167개 대회 만에 생애 첫승을 거둔 박소연도 공동 7위를 차지했다. ‘매치 퀸’ 김지현은 3언더파 공동 9위, ‘천재 골퍼’ 최혜진은 2언더파 공동 18위에 자리했다.

이천=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