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12억원) 둘째 날인 17일. 대회장인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리조트 하늘코스 클럽하우스 내 마련된 미디어센터에 아침 일찍부터 ‘최경주재단’ 직원들이 나타났다. 떡이 든 작은 상자를 두 손 가득 안고 온 직원들은 “최경주 프로(49)가 미국남자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한 지 20주년을 기념해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는 말과 함께 떡을 남기고 떠났다.
SK텔레콤 오픈에 출전 중인 최경주가 올해 PGA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1999년 12월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PGA에 진출한 이래 타이거 우즈, 필 미컬슨(이상 미국) 등과 경쟁해 통산 8승을 거뒀다. 한국 무대를 찾을 때마다 큰 환영을 받은 감사의 마음이 이날 떡에 담겨있다는 게 재단 측 설명이다.
최경주는 2라운드가 열린 이날 두 타를 줄여 중간합계 3언더파 139타로 공동 38위를 기록했다. SK텔레콤오픈 최다승(3승) 기록을 갖고 있는 그는 12년 연속 이 대회 커트를 통과하는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번 대회의 예상 커트오프는 1언더파다. 최경주는 “한국에 오면 후배들 보면서 기운도 나고 에너지를 얻는다”며 “항상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미동포 김찬이 중간합계 12언더파 130타로 이틀 연속 선두를 지켰다. KPGA 명출상(신인왕) 출신의 이수민, 함정우와 2018년 KPGA 퀄리파잉토너먼트(QT) 수석 합격자 이대한, 고인성이 중간합계 10언더파 132타로 두 타 차 공동 2위를 차지했다.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캐디 출신’ 챔피언 전가람은 8언더파 134타로 공동 7위로 내려갔다.
인천=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작년에 5번 아이언 쳤던 파 3홀에서 7번 아이언을 잡아도 충분하네요."체중을 줄이고 갑상선 종양을 떼어내는 수술을 견뎌낸 '탱크' 최경주(49)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K텔레콤오픈에서 또 하나의 뜻깊은 기록을 썼다.최경주는 17일 인천 스카이72 골프&리조트 하늘코스(파71)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 2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쳤다.최경주는 공동 34위(3언더파 139타)에 올라 컷 기준 타수 1언더파 141타를 여유 있게 넘었다.SK텔레콤오픈에 최다 출전(19회), 최다 우승(3회) 기록을 지닌 최경주는 12회 연속 컷 통과를 이뤄냈다.지난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컷을 통과하지 못해 코리안투어에서 연속 컷 통과 기록이 29회에서 중단됐지만 메인 스폰서인 SK텔레콤오픈과 억센 인연을 이어갔다.최경주는 "전혀 의식하지 않아서 몰랐다"면서 "이 대회에 나오면 한타 한타를 소홀하기 어렵다.아무리 컨디션이 나빠도 죽을 힘을 다해 쳤던 게 이 대회"라며 웃었다.한창 몸 여기저기에 통증을 느껴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지난해 이 대회 때 최경주는 기상 악화로 1, 2라운드를 하루에 다 치르는 강행군을 펼치고도 거뜬히 컷을 통과한 바 있다.최경주는 "미처 몰랐지만 갑상선에 종양이 자라고 있을 때였다.연습장에서 30분만 연습해도 엄청 피곤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종양 때문이었다"면서 "그래도 이를 악물고 쳤던 게 연속 컷 통과라는 선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기뻐했다.선두 그룹과 타수 차는 전날보다 더 벌어졌지만, 최경주는 "차근차근 따라가 보겠다"면서 "체중 감량 전보다 샷에 힘이 붙어 조금만 더 감을 찾으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특히 최경주는 드라이버뿐 아니라 아이언샷 비거리도 체중 감량 전보다 20야드 이상 늘어 경기를 전보다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작년에 같은 거리 파3홀에서 5번 아이언으로도 버거웠는데 이번에는 7번 아이언으로도 거뜬하다"는 최경주는 "같이 경기한 권성열 선수와 드라이버 거리도 비슷하게 나갈 때가 많았다"고 자랑했다.최경주는 이번 대회에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원인을 뜻대로 풀리지 않은 그린 플레이를 지목했다."그린 스피드에 스트로크를 못 맞추고 있다"는 최경주는 "놓친 5m 이내 퍼트만 다 넣었어도 8, 9언더파는 쳤을 것"이라며 답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이날 2라운드에서도 그는 두 번 밖에 그린을 놓치지 않았지만 퍼트가 말을 듣지 않아 버디는 3개밖에 잡아내지 못했다.그는 "어제 경기 끝나고 퍼트 연습을 좀 했더니 어제보다는 오늘이 좀 나았다.오늘도 연습 좀 더 하면 내일은 더 낫지 않겠냐"면서 "최종 라운드를 5타차 이내로 좁히면 한번 승부를 걸어볼 만 하겠다"고 희망을 숨기지 않았다.최경주는 이날 SK텔레콤오픈 출전 선수와 대회 관계자들에게 떡을 돌렸다.1999년 한국인 최초로 PGA투어에 진출한 최경주는 "PGA투어에 진출한 지 올해가 20년째다.한국에 올 때마다 환대해주는 코리안투어 선수와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려고 떡 200상자를 맞췄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세계 최장타자’ 김찬(29·사진)이 이글 두 방으로 돌아왔다. 2017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3승을 올렸다가 부상으로 필드에서 모습을 감춰 팬들을 궁금케 했던 그 재미동포 선수다.김찬은 16일 인천 스카이72 골프&리조트 하늘코스(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 1라운드에서 이글 2개,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7언더파 64타를 쳤다. 지난주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 대회에서 우승한 ‘캐디 출신’ 챔피언 전가람, 2018 KPGA 코리안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QT)에서 수석 합격한 이대한과 나란히 공동선두다.김찬은 장타자의 괴력을 그대로 드러냈다. 3번홀(파5·541야드)에서 3번 우드로 티샷한 그는 257야드를 남기고 2번 아이언으로 그린에 볼을 올렸고 5m 이글 퍼트를 잡아냈다. 6번홀(파5·592야드)에서는 드라이버 티샷에 이어 270야드 거리에서 3번 우드로 두 번째 샷을 쳤다. 이후 시도한 칩샷이 홀에 꽂혔다.김찬은 2016년 JGTO 장타왕(평균 311야드)을 차지했고 2017년 디오픈에서는 출전 선수 가운데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1위를 기록해 ‘세계 최장타자’로 관심을 모았다.그러나 김찬은 지난해 갑자기 투어를 떠났다. 김찬은 “12세 때부터 골프를 시작해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었다. 아픈 김에 몸을 재정비하고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해 쉬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쉬는 동안 드라이버 거리가 5~10야드가량 줄었지만 정확도가 높아져 불만이 없다는 게 그의 말이다. 김찬은 “거리 욕심은 없다. 멀리 쳐도 똑바로 가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것 아니냐”며 “커트 통과와 톱10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SK텔레콤오픈 2019(총상금 12억원, 우승상금 2억5000만원)가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14일 인천 중구의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하늘코스)에서 포토콜 행사를 열었다.‘골프장에서도 5G!’라는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포토콜에는 ‘디펜딩 챔피언’ 권성열(33·비전오토모빌)을 비롯해 2003년, 2005년, 2008년 이 대회에서 우승을 거둬 ‘대회 최다 우승 기록(3회)’을 들고 있는 ‘한국프로골프의 맏형’ 최경주(49·SK텔레콤), 2015년과 2017년 대회 챔피언인 최진호(35·현대제철), 2012년 본 대회 우승자이자 올 시즌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김비오(29·호반건설), ‘제38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챔피언 이태희(35·OK저축은행)가 참석해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했다. 선수들은 KPGA 코리안투어 주관 방송사(JTBC골프) 의 중계차에서 5G 중계 준비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선전을 다짐했다.권성열은 “유익하기도 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던 포토콜이었다. 선수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만끽했다”고 말했다. 이어 “2연패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플레이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SK텔레콤오픈 2019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 하늘코스(파71·7040야드)에서 열린다.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