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랭킹 1위 고진영 없는 상태에서 2위 이민지, 3일 밤 개막하는 LPGA 메디힐 챔피언십에 출사표
이번 대회 우승이면 사실상 1위 등극 확정
=최근 샷감은 물론 세부 기록 등에서도 대부분 상위권, 고진영 비운 사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세계랭킹 3위 박성현도 불참해, 이민지 우승 가능성 UP
한편 조아현 이다연 최혜용 등 메디힐 소속 선수들 대거 출사표 ‘신데렐라’도전
‘그린 퀸’싸움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고진영과 박성현이 휴식을 택한 사이 호주동포 이민지와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이 역전을 노린다.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일리시티의 레이크머세드GC(파72·6507야드)에서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디힐 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에서다.
시즌 시작전까지 양강 체제였던 세계랭킹 대결구도는 현재 ‘4파전’이 됐다. 고진영이 뱅크오브호프파운더스컵 우승에 이어 지난달 메이저대회 ANA인스퍼레이션까지 거머쥐면서 4주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민지가 지난주 끝난 LA오픈 우승으로 박성현과 쭈타누깐을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고진영은 평균 7.38점, 이민지는 평균 6.86점으로 격차가 0.52점에 불과하다. 3위 박성현은 6.60점, 4위 쭈타누깐은 6.14점으로 촘촘히 붙어있다.
이번 대회 결과로 세계랭킹 순위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고진영이 휴식을 택하면서다. 이번 대회 후 LPGA투어는 2주간 대회가 없어 그는 최대 3주간 한국에서 재충전 시간을 갖는다. 고진영은 “올 시즌 목표였던 세계랭킹 5위 내 진입을 일찍 이뤘고 예정대로 이 기간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성현도 3주간 휴식 후 여름 일정에 대비한다.
이민지가 빈틈을 노린다. 그는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도 있다. 그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연장 끝에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궁합이 좋다. 최근 7개 대회에서 우승 1회에 준우승 2회, 3위 1회로 상승세다. 그린적중률(76.03%·9위) 등 샷 지표에서도 상위권에 있어 우승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도 높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랭킹 1위 쭈타누깐의 부활 여부도 ‘1인자 구도’의 주요 변수다. 올해는 유난히 기복이 심하지만 언제든 ‘몰아치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선수들의 ‘깜짝 활약’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이미 올 시즌 KLPGA투어에서 한 차례 우승을 맛본 ‘슈퍼루키’ 조아연이 주최사인 메디힐의 초청을 받아 출사표를 던졌다. 조아연은 아마추어 시절인 2016년과 2017년 볼빅 챔피언십, 2017년 뉴질랜드 오픈에 출전했다. 공동 17위가 최고 성적이다. 메디힐이 후원하는 이다연과 최혜용도 모습을 드러낸다. 조아연은 “LPGA 대회라고 특별히 긴장되는 것은 없다”며 “자신 있게 내 샷을 하다보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2일부터 LPGA 메디힐 챔피언십…조아연 등 '국내파'도 출전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이 잠시 쉬어가는 사이 '2인자' 호주교포 이민지(23)가 추격전에 나선다.29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휴젤-에어 프레미아 LA 오픈까지 10개 대회를 치른 2019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는 고진영의 강세가 뚜렷했다.고진영은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을 비롯해 2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다.상금(107만931달러), 최저타수(69타),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129점), 한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CME 글로브 포인트(2천121점) 등 LPGA 투어 주요 타이틀 부문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2일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댈리 시티의 레이크 머세드 골프 클럽(파72·6천507야드)에서 열리는 메디힐 챔피언십에는 고진영이 출전하지 않아 뒤쫓는 선수들에겐 격차를 좁힐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진영은 이 대회를 건너뛰고 잠시 귀국해 재충전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세계랭킹은 물론 각종 지표에서 고진영의 바로 뒤에 서 있는 선수는 이민지다.고진영의 기세에 다소 가려져 있지만, 이민지도 이번 시즌 꾸준한 플레이로 여러 차례 우승 경쟁을 펼치며 저력을 보여 왔다.2월 혼다 LPGA 타일랜드,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연속 준우승하는 등 유독 우승 문턱은 넘지 못했으나 LA 오픈에서 마침내 시즌 첫 승이자 통산 5승을 올리며 세계랭킹 2위로 올라섰다.그는 상금(70만3천472달러),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63점), CME 글로브 포인트(1천492점)에서 고진영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평균 타수는 5위(69.686타)다.아직 여러 부문에서 고진영과 차이가 크긴 하나 이번 대회에서 연승을 거둔다면 '2강 체제'가 본격화할 수 있다.특히 이민지는 지난해 이 대회 마지막 날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2)에게 연장전 끝에 패해 준우승한 터라 이번 대회는 '설욕전' 성격도 지닌다.고진영과 함께 세계랭킹 3위 박성현(26)도 출전하지 않지만, LA 오픈에서 준우승하며 시즌 최고 성적을 낸 김세영(26), 신인상 포인트 1위(348점)를 달리는 '핫식스' 이정은(23) 등 한국 군단이 대거 출격해 우승 경쟁에 뛰어든다.지난해 신설된 이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오른 리디아 고도 출전해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다.국내 뷰티 브랜드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이 대회엔 이번 시즌 '특급 신인'으로 떠오른 조아연(19)을 비롯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 4명도 스폰서 초청을 통해 미국 무대에 명함을 내민다./연합뉴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LA 오픈에서 우승한 호주교포 이민지(23)가 세계랭킹 2위로 올라섰다.지난주 4위였던 이민지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끝난 LA 오픈을 제패하며 2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랭킹 포인트는 6.86점으로 1위 고진영(24)의 7.38점과 0.52점 차이가 난다.이달 초 처음 세계 1위에 오른 고진영은 4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지난주 2, 3위였던 박성현(26)과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3, 4위로 한 계단씩 내려섰다.10위 내 한국 선수는 고진영, 박성현 외에 박인비(31)가 6위에 올랐고 유소연(29)은 11위에서 9위로 도약했다.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로 열린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혜진(20)은 28위에서 24위가 됐다.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마지막 날 7타 차를 뒤집고 시즌 2승 고지에 선착한 신지애(31)도 21위에서 18위로 순위가 올랐다.LA 오픈에서 이민지에 이어 준우승한 김세영(26)은 23위에서 15위로 껑충 뛰었다./연합뉴스
“어차피 버디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크게 조급해하지 않았다.”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윌셔CC(파71·6450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휴젤-에어프레미아 LA오픈(총상금 150만달러) 최종 라운드. 최근 9개 대회 5승을 합작한 한국 선수들의 질주에 제동을 걸고 나선 건 ‘한국계’ 이민지(23·하나금융그룹)였다.1타 차 단독 선두로 시작한 호주 동포 이민지는 베테랑처럼 코스를 요리했다. 암 투병 중인 캐디 제이슨 길로이드의 어머니를 위해 경기했다는 그는 차근차근 타수를 줄여나갔다. 전반에 2타를 줄인 뒤 11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이후 13번홀(파5)에서 버디로 만회했다. 3타 앞선 18번홀(파3)에선 약 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망설임 없이 하더니 홀 안으로 꽂아 넣으며 우승을 자축했다.이민지는 “이번 우승은 러레인(길로이드 모친)을 위한 것”이라며 “러레인이 저와 제이슨을 자랑스럽게 여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올라운드 플레이어’, K골프의 균형추로이 대회에서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적어낸 이민지는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쳐 준우승을 차지한 김세영을 4타 차로 넉넉히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해 5월 볼빅 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의 우승이자 LPGA투어 통산 5승째다.1996년생인 이민지는 호주 퍼스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체육인 출신 부모로부터 골프 DNA는 물론 한국인 특유의 끈기와 집념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아버지 이수남 씨는 경희대 체육대학을 나와 호주 포트 케네디 골프장 클럽 챔피언을 지냈고 어머니 이성민 씨도 골프 티칭 프로 자격증이 있다.2012년 US주니어아마추어선수권을 제패하는 등 아마추어 시절부터 ‘프로 잡는 아마추어’로 통하며 천재성을 발휘했다. 2015년 데뷔한 그는 5년 차인 올해 숨겨왔던 잠재력을 본격적으로 꽃피우고 있다. 최근 7개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2회, 3위 1회 등 ‘톱3’에 네 번이나 입상해 매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힌다.이번주 우승으로 29일자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박성현을 밀어내고 개인 최고 성적인 2위에 오르게 된 이민지는 이제 혼자만의 힘으로 ‘K골프’를 견제할 정도로 성장했다. 70만3472달러를 모아 상금랭킹 2위에 오른 그는 드라이브 비거리 31위(269.86야드), 그린적중률 9위(76.03%), 평균타수 5위(69.69타)로 뚜렷한 약점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LPGA 데뷔 때부터 이민지를 후원해온 하나금융그룹도 모처럼 보람을 맛봤다. 그룹은 호주동포 이민지 외에도 한국계 미국인인 앨리슨 리, 장애인 프로 이승민 등 국적과 상관없이 잠재력이 강한 골퍼 8명을 발굴해 집중 후원하고 있다.‘역전의 명수’ 김세영 준우승 살아난 화력한국 국적 선수들은 승수 추가를 다음 대회로 미뤄야 했다. 하지만 이민지의 우승으로 ‘한국 여자 골프 DNA’의 위대함은 다시 한번 입증됐다. 올해 한국(계) 선수들은 10개 대회에서 6승을 거두게 됐다.‘역전의 명수’ 김세영이 최종 라운드에서 3연속 버디를 몰아치는 등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끈질기게 따라붙었으나 경기를 뒤집진 못했다. 그는 최종합계 10언더파를 적어내 지난달 파운더스컵 공동 10위 이후 올 시즌 두 번째 ‘톱10’을 받아들고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세계랭킹 1위 고진영은 7번홀(파3)까지 보기 3개(버디 1개)를 쏟아냈으나 남은 홀에서 4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했다. 이날 2타를 줄인 그는 최종합계 8언더파를 기록해 공동 5위에 올랐다. ‘골프 여제’ 박인비도 고진영과 같은 8언더파로 공동 5위에서 대회를 마치며 올 시즌 두 번째 톱10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