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MLB 모두 1R 지명 '사상 최초'…'한국계' 머리, 신인 드래프트 새역사
고교 시절부터 풋볼과 야구를 겸업했던 ‘만능스포츠맨’ 카일러 머리(22)가 미국프로풋볼(NFL)과 미국프로야구(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모두 지명을 받는 미국 스포츠 사상 최초의 역사를 썼다. 머리는 외할머니가 한국인이다.

26일(한국시간)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애리조나 카디널스는 이날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2019 NFL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머리를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머리는 앞서 지난해 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도 전체 9순위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지명을 받았다. MLB와 NFL에서 모두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선수는 그가 최초다. 머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어릴 적부터 품어온 꿈이 실현됐다”며 기뻐했다.

머리는 스포츠 선수치고는 키(177㎝)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운동 감각이 탁월했다. 풋볼에서는 패스와 러닝 실력이 모두 뛰어나 ‘양수겸장’ 쿼터백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대학 풋볼 최고의 영예인 하이즈먼 트로피도 받았다.

야구 실력도 출중했다. 오클라호마대 4학년이던 지난해 5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6, 10홈런, 47타점을 올렸다. 이를 눈여겨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그해 계약금 466만달러를 포함해 1866만달러를 주는 조건으로 그를 1차 지명했다. 하지만 머리는 이를 뿌리치고 NFL로 발길을 돌렸다.

머리는 야구보다 풋볼에서 훨씬 좋은 조건을 보장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NFL 전체 1순위로 지명된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쿼터백 베이커 메이필드가 계약금 2185만달러를 포함해 3200만달러를 보장받았다. 머리도 이 수준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