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K스타' 메이저퀸 전쟁…'한국판 아멘코너' 누가 넘을까
루키들이 한껏 달궈놓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더 뜨거워진다. 지난 시즌 투어를 지배한 ‘빅5’부터 필드 위 패셔니스타를 자처하는 ‘매력파’까지 흥행 보증 수표들이 총출동한다. 오는 25일부터 나흘간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파72·6610야드)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리스F&C 제41회 KLPGA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이 그 무대다.

3국 ‘K스타’ 메이저 퀸 놓고 빅뱅

우승으로 2억원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이번 대회에는 KLPGA투어 지난 시즌 상금 1~5위를 차지한 ‘빅5’가 모두 얼굴을 드러낸다. 지난해 상금왕 ‘핫식스’ 이정은(23)과 2위 배선우(25)는 달라진 위상으로 국내팬들을 찾는다. 올해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이정은은 진출 첫해부터 신인 경쟁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배선우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데뷔 첫해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새 무대에 연착륙하고 있다. 상금 랭킹 3위 오지현(23)과 지난해 대상·신인상을 휩쓴 최혜진(20), 다승왕 이소영(22)까지 모두 출격 준비를 마쳤다.

한 곳에서 보기 힘든 선수들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이 대회 챔피언이자 원조 패셔니스타인 안신애(29)가 이 대회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JLPGA투어에서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유현주(25)는 추천선수로 메이저 퀸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2016시즌까지 한국에서 뛰다 일본으로 진출한 윤채영(32)도 이번주 한국을 찾는다.

올해 4개 대회 만에 2승을 합작한 ‘최강 루키’ 조아연(19)과 ‘작은거인’ 이승연(21)까지 가세하면서 역대급 흥행몰이가 될 것이란 기대도 커진다. KLPGA투어는 갤러리 수를 공식적으로 집계하지 않지만 비공식 기록은 2015년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의 4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코리안드림 꿈꾸는 이방인들

‘코리안드림’을 꿈꾸는 외국인 선수들의 도전도 볼거리다. 지난주 끝난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에선 4명의 외국인 선수가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짜이페이잉(대만)만이 홀로 겨우 커트 통과하며 ‘K골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짜이페이잉과 풀시드권자 다카바야시 유미(일본)가 이번주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한다.

여기에 KLPGA투어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신데렐라 스토리 오브 KLPGA’를 통해 출전 기회를 얻은 루이자 알트만(브라질)과 레누까 석수컨트(태국), 2018 인터내셔널 퀄리파잉 토너먼트 우승자 쁠로이촘뿌 위라이룽릉(태국)이 이번 대회에 가세했다.

‘한국판 아멘 코너’가 승부처

국내 최고(最古) 대회인 KLPGA 챔피언십은 올해부터 ‘한국판 아멘 코너’를 조성해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만들 계획이다. 지난해 대회 내내 홀 난도 상위권을 차지했던 13번, 14번홀(이상 파4)과 비교적 쉬운 15번홀(파5)이 낙점됐다. KLPGA는 13번홀을 ‘도전’, 14번홀을 ‘극복’, 15번홀을 ‘비상’이라는 테마로 운영하고 홀 주변에 KLPGA 역사를 볼 수 있도록 안내판 등을 마련한다.

홀 난도 역시 이름과 걸맞게 세팅한다. 416야드로 구성되는 13번홀 오른쪽에는 해저드가 도사리고 있어 미스샷이 나오면 벌타를 피할 수 없다. 좌우가 모두 해저드인 14번홀은 전장이 421야드로 길 뿐만 아니라 2단 그린으로 세팅돼 롱게임과 쇼트게임 능력이 모두 필요하다. 또 3, 4라운드에는 티잉 에어리어 위치를 옮겨 선수들이 해저드를 앞에 두고 티샷하게 해 심리적 압박감을 더할 계획이다. 반대로 15번홀은 테마에 맞게 선수들이 버디를 잡을 수 있도록 운용하기로 했다. 장타자의 경우 왼쪽 벙커를 넘기면 충분히 2온이 가능해 버디 이상을 노려볼 수 있다.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은 “지난해보다 100야드 가까이 전장이 늘어났고 선수들은 그 이상의 차이를 체감할 것”이라며 “KLPGA 자체적으로는 처음 조성하는 ‘테마 홀’인 만큼 메이저대회 명성에 어울리도록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