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15언더 '불꽃타' 지은희 "시즌 2승 보인다"
‘K골프’의 맏언니 지은희(33)가 시즌 2승 기회를 잡았다. 19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에서다. 첫날 8언더파를 쳐 이튿날엔 쉬어가나 했더니 둘째날도 7언더파를 몰아쳤다. 우승하면 고진영(24·2승)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멀티 챔프’가 된다.

지은희는 미국 하와이주 카폴레이의 코올리나GC(파72·6397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 2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1개를 엮어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중간합계 15언더파 129타로 대회 첫날 1위였던 넬리 코르다(미국)를 2타 차 2위(13언더파)로 밀어냈다.

그린 주변 플레이가 돋보였다. 10번째 홀인 1번홀(파5)에서 친 두 번째 샷은 바람에 잡혀 그린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세 번째 샷이 벙커를 넘어 그린에 떨어져 잠깐 구르는가 싶더니 이내 홀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칩인 이글. 그는 이날 첫 번째 홀인 10번홀(파4)에서도 칩인 버디를 잡았다.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1타를 잃은 게 유일한 아쉬움이다.

지은희는 2라운드를 마친 뒤 “오늘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그냥 계속 나만의 게임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가 이 대회를 제패하면 시즌 2승, 투어 통산 6승을 달성한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선수 최고령 우승 기록도 고쳐 쓴다. 지은희는 지난 1월 전년도 챔피언들끼리 붙은 다이아몬드리조트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서 우승해 최고령 우승 기록(32세8개월)을 세웠다.

이날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코르다는 버디 6개를 낚고도 8번홀(파3)과 15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지은희에게 선두를 내줬다. 코르다와 지은희는 같은 한화큐셀의 후원을 받고 있어 ‘한솥밥’ 동료 간 우승 다툼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호주 동포 이민지(23)가 각각 6타와 4타를 줄여 중간합계 11언더파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첫날 선두권에 나섰던 최혜진(20)은 주춤했다.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적어내 중간합계 8언더파 7위다. 그는 대회마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차세대 기대주다. 2017년 US여자오픈 준우승에 이어 지난해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상과 신인상을 휩쓸었다.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과 조정민(25)이 중간합계 6언더파 공동 12위에 자리했다. 고진영은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해 랭킹 1위에 오른 뒤 이번이 첫 무대다. 조정민은 지난해 KLPGA투어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이 대회에 초대받았다.

지은희가 우승하면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9개 대회에서 6개 대회를 휩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