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 재정 90% 책임진다
경영합리화 노력 돋보여
누구나 즐기는 스포츠
장애인체육 인프라 확충 노력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국민체육진흥공단(KSPO·이하 공단)은 서울올림픽이 남긴 살아 있는 유산이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비용으로만 1조원이 넘는 돈을 지원한 공단이 없었다면 첫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 역시 불가능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서울올림픽의 기운이 30년이란 긴 시간을 관통해 평창까지 이어진 셈이다.

서울올림픽 잉여금 등 3521억원을 발판 삼아 출발한 공단은 30년이 지난 현재 국민체육진흥기금 조성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체육 재정의 90% 이상을 책임지는 듬직한 ‘기금나무’로 자라났다. 지금까지 조성된 기금을 합치면 총 15조3343억원(2018년 말 기준). 2010년 이후로는 연평균 조성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기금의 존재는 스포츠와 체육에서 각별하다.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생활 체육에 3조6794억원, 전문 체육에 2조9467억원, 국제 체육 및 스포츠산업 육성에 3조7968억원, 장애인 체육에 4984억원, 청소년 육성·올림픽 기념 사업에 1045억원 등 총 11조258억원을 지원하며 ‘국민 건강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3년 만에 5000억원으로…‘분골쇄신’경영의 힘

“정부에서 체육기금을 관할하고 있어 세금이라고 생각하지만, 세금이 아니라 공단의 자산입니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치른 평창동계올림픽 비용으로 1조3000억원을 댄 조재기 공단 이사장(69)의 말이다. 공단은 그동안 정부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는다는 선입견에 자주 시달렸다. 공단은 국민체육진흥재단과 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로부터 승계받은 잉여금을 살뜰히 키워 나가는 일이 존재 가치를 입증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공단은 설립 초기 3500억원대였던 기금을 1993년까지 5000억원으로 불리는 내용의 국민체육진흥기금 5개년 발전 계획을 세웠다. 우리나라 체육 재정 수요가 1994년부터 연간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공단은 미사리 조정경기장 등의 시설관리사업을 비롯해 체육시설 부가모금사업, 광고사업, 체육복권사업 등 수익사업을 펼쳤고 목표보다 1년 이른 1992년 기금 조성을 달성했다. 이를 위해 공단은 경영합리화 노력과 내부 인원 감축을 단행하는 등의 희생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 기금이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도록 1992년 기금지원규정을 제정했다. ‘기금지원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기금 운용의 효율성과 공정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체육행사와 연계한 복권사업은 기금 조성의 중요한 축이다. 제1회 체육복권은 1990년 제11회 베이징아시안게임을 기념해 2주간 판매했는데, 판매 기간 종료 전에 이미 발행한 총 600만 장이 매진되는 등 인기를 모았다. 1990년 22억원으로 시작한 체육복권도 1991년 100억원, 1993년 300억원을 돌파하며 기금 조성의 효자로 자리잡았다. 1998년부터 2002년 한·일월드컵 재원 조달을 위해 추첨식 월드컵 복권을 발행했다. 2004년부터 복권위원회가 모든 복권을 발행하면서 공단은 수탁기관으로 지정됐고 현재까지 수익금 일부를 받아 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공단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경륜도 기금 조성에 힘을 보탰다. 1994년 10월 개장한 경륜사업은 경주권을 구입해 승자를 맞히면 환급금을 받는 참여형 레포츠다. 첫해는 참여자가 3400여 명에 불과할 정도로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2년 만에 1만 명 이상을 동원해 흑자로 돌아섰다. 경륜 수익금은 전액 사회로 환원돼 왔고, 1998년 외환위기 때는 수백억원을 국세와 지방세로 납부해 재정을 돕기도 했다. 경륜의 인기는 2002년 6월 18일 경정사업(스피드보트)을 출범하는 배경이 됐다. 경정은 출범 1년6개월 만에 총 매출 3266억원을 기록하며 또 다른 참여형 수상스포츠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스포츠토토로 불리는 체육진흥투표권 발행 사업은 공단 기금 조성 사업에 새로운 동력이 됐다. 1999년 8월 체육진흥투표권 발행 사업을 시작한 공단은 2001년 축구와 농구부터 스포츠토토 발매를 했다. 이후 2018년까지 7조9082억원이 기금으로 편입됐다. 이렇게 모인 기금은 스포츠 인프라 구축, 생활체육 활성화 재원으로 요긴하게 쓰였다.

더 많이, 더 높이, 더 멀리

지원 사업은 공단의 꽃이다. ‘더 많이, 더 높이, 더 멀리’가 모토다. 누구든, 어디에서든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1989년부터 생활 체육, 전문 체육, 국제 체육, 장애인 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자칫 소외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 등 지원 분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장애인 체육 인프라 확충이 대표적이다. 장애인 후보 선수 육성과 심판, 전문 트레이너 등 전문인력 양성을 바탕으로 선수 경기력 향상에 기여하고 장애인 종합체육시설 건립 지원 등을 통해 기반 조성을 돕고 있다.

전문체육진흥사업 지원은 공단의 또 다른 존재 이유다. 엘리트 체육의 근간인 대한체육회와 종목별 경기단체, 각종 국내 대회 지원을 통해 우수 선수와 지도자를 발굴하는 한편 경기력 향상 기금 등을 지원해 우수 선수들의 안정된 기량 향상을 돕고 있다.

대한체육회의 종목별 경기단체 운영, 국가대표 후보선수 육성 및 훈련장 건립 지원, 비인기 종목 활성화 등 전문체육 육성사업 지원도 모두 공단 몫이다. 전국체육대회, 시·도 체육대회, 전국 소년체전 등 각종 대회 개최 및 체전 시설 건립에도 공단 기금이 주춧돌 역할을 한다.

공단은 또 올림픽을 비롯해 각종 국제 대회나 스포츠 관련 국제회의 참석을 통해 스포츠를 통한 국제교류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국제경기대회 개최 및 참가를 지원하고 특히, 스포츠반도핑 활동 지원과 태권도 진흥 및 세계화를 위한 홍보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세계육상대회나 유니버시아드대회, 한·일월드컵, 아시안게임, 평창동계올림픽 등 우리나라에서 열린 각종 국제경기대회 비용 마련에도 공단은 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왔다.

조 이사장은 “공단은 지난 30년 동안 시련과 고통을 함께 겪어내며 쌓인 팀워크를 자산으로 우리나라 체육 발전을 위해 묵묵히 힘써 왔다”며 “앞으로도 한국 스포츠의 미래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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