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재킷 걸치려면 '괴물'로 변한 오거스타GC 5번홀 넘어야
"괴물이 됐네"

2차례나 마스터스를 제패한 벤 크렌쇼(미국)는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하 오거스타GC)을 둘러본 뒤 이렇게 말했다.

크렌쇼가 '괴물'로 지목한 곳은 5번 홀(파4)이다.

11일(한국시간) 밤 개막하는 제83회 마스터스에서 5번 홀이 승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5번 홀은 작년까지 전장이 455야드였지만 올해는 티잉그라운드를 뒤로 40야드나 물리면서 495야드로 길어졌다.

5번 홀이 이렇게 길어진 건 이미 예정된 일이었다.

2016년 봄 오거스타 GC가 5번홀 티잉 그라운드 인근 땅을 사들였을 때부터 5번홀 전장 확장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5번 홀은 이전에도 쉬운 홀이 아니었다.

지난해 대회 때 평균타수 4.165타로 18개 홀 가운데 6번째로 난도가 높았다.

마스터스에서 2차례 우승하고 올해 36회째 출전하는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는 "(전장이 늘어난) 5번홀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렇지 않아도 그린이 까다로운 홀인데 거리 부담까지 더해졌다"고 혀를 내둘렀다.

연습 라운드 때 드라이버 티샷에 이어 두 번째 샷을 4번 아이언으로 쳤다는 그는 "맞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면 드라이버-3번 우드 공략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마스터스 챔피언 조던 스피스(미국)는 "5번 홀은 확실히 어려워졌다"면서 "여기서 4라운드 내내 파를 지킨다면 다른 선수보다 2타가량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는 "전에는 페어웨이 왼쪽 벙커에 티샷이 빠져도 그린에 볼을 올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벙커에 빠진다면 기회가 없다고 보면 맞다"고 어려워진 이유를 설명했다.

떠서 날아가는 거리로 313야드를 날려야 벙커를 넘어갈 수 있고 벙커에 미치지 못하게 280야드 이하의 짧은 티샷을 때리면 두 번째 샷이 너무 길게 남기에 아주 정확한 드라이버샷이 필수가 됐다는 게 플리트우드의 견해다.

하지만 전장의 확장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2013년 마스터스 챔피언 애덤 스콧(호주)은 "더 좋아졌다.

티샷하기에 시야가 더 편해졌다"고 말했다.

스튜어트 싱크(미국)는 "정규 타수에 볼을 그린에 올리기 쉽지 않아졌다고 나빠진 건 아니다.

쇼트 게임 능력의 중요성이 더 높아진 것은 바람직한 변화"라는 의견을 밝혔다.

김시우(23)도 "거리는 늘었지만, 작년보다 더 어려워진 건 아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잘 못 치면 나쁜 스코어, 잘 치면 좋은 스코어가 나오는 건 똑같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