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출신 앤 밴 담 / 사진=EPA

네덜란드 출신 앤 밴 담 / 사진=EPA

“여자선수들 맞아?”

골프 투어의 장타 경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더 화끈해지는 듯하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캐머런 챔프(미국)가 이번 시즌 사상 첫 클럽헤드 스피드 시속 130마일대를 찍으며 ‘초장타’ 경쟁을 주도하더니, 이번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거리 경쟁으로 불이 붙는 모습이다.

네덜란드 출신 앤 밴 담(ANNE VAN DAM 24·사진)이 ‘LPGA판 챔프’ 격이다. 지난해 퀄리파잉시리즈 15위로 올 시즌 투어 시드를 따낸 그의 출전 대회 수는 현재 2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벌써부터 ‘외계인급’ 비거리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5일(한국시간) 뱅크오브호프파운더스컵을 마친 후 드라이브 평균 거리가 292.50야드로 기록됐다. 앞서 호주에서 열린 ISPS한다빅오픈에선 306.25야드를 찍어 투어에 데뷔하자마자 비거리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프랑스 출신 조안나 클래튼이 280야드대를 찍어 오랫동안 LPGA투어 비거리 부문을 지배한 적은 있다. 평균 비거리 290야드대는 밴 담이 처음이다. PGA투어 평균이 291.70야드다.

바람이나 내리막에 도움받은 우연한 결과라고 보기도 힘들다. 그는 이미 유럽여자프로골프(LET)에서 통산 4승을 올리며 ‘슈퍼 장타녀’로 오래 군림했다. 올해 미국 진출 티켓을 따내기 전 그는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유럽투어 비거리 부문 1위에 올랐고, 양대 투어를 번갈아 뛰고 있는 올해도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다. 밴 담과 함께 경기를 여러 차례 치른 로라 데이비스(56·잉글랜드)는 “내 평생 그녀만큼 공을 멀리 치는 선수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데이비스는 1985년 프로로 데뷔해 LPGA 31승, LET 45승을 기록 중이다. 밴 담은 “요즘 관심은 125야드 이내 웨지샷이다. 내 장타와 궁합을 잘 맞추면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LPGA 장타 바람은 루키들이 주도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애조콜(미국)이 올 시즌 3개 대회에 출전해 284.37야드로 2위에 올라 있다. 또 스웨덴 출신 루키 리니아 스트롬도 283.53야드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신인인 야마구치 스즈카(일본)도 280야드를 기록해 ‘톱10(8위)’에 올랐다.

톱10에는 들지 못했지만 올해 미국 정규 투어에 얼굴을 내민 전영인(19)도 LPGA투어의 신진 장타그룹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전영인은 데뷔전인 ISPS한다빅오픈에서 평균 292야드를 넘겨 LPGA투어 장타 서열 2위에 올랐고, 현재 279.50야드로 11위를 달리고 있다. 작은 키(163cm)를 감안하면 ‘가성비 갑’ 장타자란 평가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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