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성현(26)이 주춤하자 중국(계) 선수들이 금세 앞뒤를 에워쌌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여섯 번째 대회 뱅크오브호프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달러)에서다.

박성현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골프클럽(파72·6656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엮어 3언더파를 쳤다. 중간합계 15언더파로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4위다.

박성현은 1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7위로 대회를 시작했다. 2라운드에서도 똑같이 6타를 추가로 줄여 순위를 공동선두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는 타수를 줄이는 속도가 확연히 떨어졌다. 모두 파4홀인 3번, 12번, 16번홀에서 보기를 내주면서 상승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고진영(24), 김효주(24)가 이날만 나란히 8타를 덜어내 박성현과 같은 15언더파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도 15언더파 공동 4위다.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와 중국계 미국인인 엔젤 잉(미국)이 각각 9언더파, 6언더파를 쳐 2위(18언더파)와 3위(16언더파)에 포진했다.

선두는 중국의 유망주 류위다. 이날 7타를 덜어내 19언더파 단독 선두로 달아났다. 류위는 지난해 투어에 데뷔한 세계랭킹 71위의 신인급 선수다. 하지만 침착하고 강단 있는 경기 스타일로 중국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날 ‘1인자’인 박성현과 단둘이 경기한 그는 깡마른 체구로 박성현과 똑같은 평균 284야드의 장타를 날렸다. 마침 중국 골프의 대표주자 펑산산이 13언더파 공동 9위로 박성현, 고진영, 김효주, 리디아 고를 바짝 뒤쫓고 있어 중국(계)이 한국(계)을 앞뒤로 에워싼 모양새가 됐다.

디펜딩 챔피언 박인비(31)는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여 중간합계 10언더파 공동 25위에 그쳐 우승 경쟁에서 다소 멀어졌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