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스카이(SKY) 캐슬’이란 꼬리표가 붙은 초대형 부정 입시사건의 불똥이 골프계에까지 튀었다. 필 미컬슨(49·사진)이 그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이 사건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대학 입시 컨설팅 업체 ‘에지 칼리지&커리어 네트워크’의 코디네이터 윌리엄 싱어가 주도한 사상 최악의 입시 비리 스캔들이다. 유명 연예인, 기업인 등 수백 명이 그를 통해 대학 관계자들에게 거액의 뒷돈을 주고 자녀들을 예일대, 스탠퍼드대 등 명문 대학에 입학시킨 혐의를 미국 연방검찰이 수사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미컬슨이 갑작스럽게 곤경에 처한 것은 이 업체를 이용한 아내 에이미가 싱어에게 보낸 감사 이메일이 업체 홈페이지에서 발견되면서다. 지난해 브라운대에 테니스 특기로 입학한 큰딸 어멘다와 고등학교 3학년인 작은딸 소피아,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 에반 등 1남 2녀가 모두 이 업체를 이용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 출전 중인 미컬슨은 14일(현지시간) 대회 개막에 앞서 기자들에게 “컨설팅을 받기 위해 그들을 고용한 것은 맞지만 부정한 일은 없었다”며 선긋기에 나섰다. 미컬슨은 “자녀들이 원하는 대학 입학에 필요한 조건을 갖추는 방법에 대해 정상적인 조언을 받았다. 입학 과정이 너무 복잡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아이들은 성적과 스포츠 특기 등을 갖추기 위해 전쟁 같은 과정을 치러냈고, 자랑스럽게 대학에 들어갔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머릿속이 복잡해서일까. 미컬슨은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폰트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2오버파 74타를 적어내며 공동 104위에 이름을 올렸다. 버디 4개를 잡았지만 보기 3개에 트리플 보기 1개를 내줬다. 트리플 보기는 3번홀(파3)에서 벙커샷 실수에 4퍼트까지 겹치면서 터져 나왔다. 미컬슨은 경기 후 “(샷에) 화가 난 상태라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