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묵했던 브룩스 켑카(미국·사진)가 입을 열었다. 후폭풍이 거세다. 켑카가 대선배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를 저격한 데 이어 이번엔 골프계 전체를 겨냥해서다.

미국 골프채널은 7일 시리어스 XM라디오에 출연한 켑카가 “톱랭커를 포함해 경기 속도가 느린 선수들이 너무 많다”며 “매우 거슬리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켑카는 또 “새 골프규칙에선 40초 안에 경기해야 하지만 이를 동반 플레이어에게 강요할 수 없다”며 “슬로플레이는 룰 위반이지만 (톱랭커들에게) 벌타를 줄 수 있는 배짱을 가진 사람이 없다. 몇몇만 벌타를 받고 나머지는 룰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켑카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말수가 적기로 유명했다. 인터뷰 대답도 간결했다. 하지만 연이은 ‘폭탄 발언’에 미국 언론도 놀라는 눈치다. 켑카의 매니저인 블레이크 스미스는 “켑카가 메이저대회 3승을 거두면서 사람들은 유명해진 그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그동안 질문을 하지 않아 답을 안 했을 뿐, 일부러 자신의 의견 피력을 피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PGA 챔피언십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뉴욕에서 미디어투어를 하고 있는 켑카는 앞서 가르시아를 맹비난하기도 했다. 가르시아는 지난 4일 끝난 유러피언투어 사우디인터내셔널에서 자신의 경기력에 대한 불만을 참지 못하고 클럽으로 그린을 훼손했고, 그로 인해 실격당했다. 앞 조에서 경기한 켑카는 “가르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이처럼 행동했다”며 “나이가 40세라면 그에 맞게 성장해야 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가르시아가 성숙해지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