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노리는 안병훈  이틀 연속 톱10 "이런 분위기 1년에 한 번은 좋아"
‘새신랑’안병훈(28)이 이틀 연속 순항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710만달러)에서다.

안병훈은 1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스코츠데일(파71·7261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 2라운드에서 이글 1개,버디 4개,보기 3개로 3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합계를 8언더파로 끌어올린 안병훈은 선두 리키 파울러(미국·13언더파)에 5타 뒤진 공동 9위로 3라운드를 맞게 됐다.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12언더파 단독 2위, 남아공의 강호 브렌든 그레이스가 11언더파 3위다.‘절친’인 토머스와 파울러는 이틀 내내 선두다툼을 벌이며 대회 분위기를 달궜다.파울러는 17번홀(파4)까지 토머스와 함께 공동선두를 달렸지만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1타 차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파울러는 15번홀(파5)부터 18번홀(파4)까지 4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막판 뒷심으로 순위표 맨 위를 점령했다.

안병훈은 이틀 연속 언더파를 치며 선전했다. 순위는 첫날 5언더파 공동 6위에서 다소 내려간 공동 9위지만 여전히 우승경쟁을 기대할 수 있는 위치를 지켰다. 안병훈과 같은 자리에는 찰리 호프먼(미국)이 함께했다.

2번홀(파4)에서 첫 보기를 내줘 출발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곧바로 5번(파4),6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 언더파 대열로 들어서며 전반을 마쳤다. 샷감을 가다듬은 안병훈은 후반 초반 10번(파4),11번홀(파4)에서 버디와 보기를 맞바꾸며 제자리 걸음을 했다. 분위기를 달 군 건 15번홀(파5). 우드 티샷으로 안전하게 공을 페어웨이로 가져다 놓은 그는 세컨드샷을 그린 앞 벙커에 빠트려 시험대에 올랐다. 하지만 벙커에서 친 샷이 15m를 날아가 그린에 떨어진 뒤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들어갔다. 행운의 이글. 함성과 야유가 난무하는 ‘공포의 홀’16번홀(파3)에 들어선 그는 그러나 다소 긴장한 듯 티샷을 왼쪽 벙커에 빠트리는 바람에 보기를 적어냈다. 하지만 이어진 17번홀(파4)에서 318야드짜리 드라이버 티샷으로 1온에 성공, 20m를 남겨둔 상황에서 2퍼트로 이날의 네 번째 버디를 잡아냈다. 그는 라운드를 끝낸 뒤 “샷 정확도가 조금 떨어졌지만 퍼트가 받쳐줘 괜찮았다”며“1년에 한 번쯤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경기하는 것도 재밌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웹닷컴 투어 상금왕 임성재(21)는 첫날 3타를 줄인데 이어 이날도 2타를 추가로 덜어내 5언더파 공동 24위로 상위권 진입의 발판을 만들었다. ‘맏형’최경주(49)와 김시우(24)는 각각 2오버파(공동 93위),4오버파(공동 110위)로 부진해 커트 탈락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