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로 돌아가 골프를 다시 배운다면 길이가 똑같은 쌍둥이 아이언 세트를 쓰겠다.”

세계골프명예의전당 회원인 ‘백상어’ 그레그 노먼(63·사진)이 샤프트 길이가 똑같은 ‘원 렝스(one length) 아이언’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GC(파72·7382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QBE슛아웃(총상금 340만달러)에서다. 이 대회는 2명이 한 팀을 이뤄 출전해 사흘간 스크램블, 변형포섬, 포볼 방식으로 경기해 우승팀을 가리는 이색 이벤트 대회다. PGA투어 통산 20승을 기록한 노먼이 이 대회 주최자다.

노먼은 재미 동포 케빈 나(35)와 짝을 이뤄 출전한 ‘필드 위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25)의 경기 장면을 TV중계석에서 지켜본 뒤 이같이 말했다고 골프위크가 전했다. 노먼은 “믿을지 모르겠지만 디섐보가 코브라에서 쌍둥이 아이언을 받았을 때 나도 같은 제품을 곧바로 입수했다. 내가 10대 어린 시절로 돌아가 다시 골프를 배운다면 이 쌍둥이 아이언으로 골프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번 아이언이든, 8번 아이언이든 똑같은 척추각을 유지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어린 자녀에게 골프를 시키고 싶어하는 부모들에게도 쌍둥이 아이언을 적극 추천했다. 그는 “골프는 평생 할 수 있는 운동”이라며 “자녀에게 골프를 시키고 싶다면 일고여덟 살 때부터 일찌감치 길이가 똑같은 아이언으로 시작하면 훨씬 적응이 잘되고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대학 시절 미국대학스포츠(NCAA) 디비전챔피언십과 US아마추어챔피언십을 모두 제패하며 아마추어 최강자로 군림했던 디섐보는 2016년 프로로 전향한 뒤 지금까지 2018 플레이오프 2승을 포함해 통산 5승을 올렸다. 길이가 37.5인치로 똑같고 무게도 280g으로 같은 ‘쌍둥이 아이언 세트’로 수확한 승수여서 골프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디섐보와 케빈 나는 QBE슛아웃 2라운드까지 18언더파를 합작해 선두에 1타 뒤진 4위를 달렸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