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드는 베트남의 밤' 박항서가 몰고온 축구 한류…현지 팬 열광
'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지난 2일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2018 준결승 1차전에서 승리하자 베트남 국민들이 열광하고 있다.

이날 필리핀 바콜로드의 파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전에서 베트남이 2-1로 승리하자 직접 현지 경기장을 찾은 베트남 축구팬들은 물론 베트남 현지에서 단체응원을 펼치던 국민들까지 서로 얼싸안으며 승리의 기쁨을 뉠고 박 감독의 이름을 연호했다.

특히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베트남 수도 하노이 호안끼엠 거리와 베트남 남부 호찌민 응우옌 후에 거리에서 '베트남 꼬렌(파이팅)'을 연호하며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던 수많은 팬 가운데 상당수는 경기가 끝나도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베트남 보딕(우승)'을 연호하는 팬들 사이에서 박항서 감독의 사진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와함께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를 매달고 요란한 경적을 울리며 거리를 질주하는 오토바이로 대도시 곳곳이 밤늦게까지 정체현상을 빚었다.

이날 하노이의 한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며 응원하던 한 현지 시민은 경기가 끝난 후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승리해서 너무 기쁘다. 박항서 감독이 있어서 올해는 반드시 결승에 진출해 우승하고야 말 것"이라고 말하며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그러면서 "베트남 사람과 한국 국민은 생김새도 많이 닮았고 풍습도 비슷하다"면서 친근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시민은 "박항서 감독 덕분에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돈만 있으면 한국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2010년, 2014년, 2016년에도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결승 고지에는 오르지 못했다. 이번 스즈키컵에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노리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오는 6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경기장에서 필리핀을 상대로 준결승 2차전을 치른다.
생각에 잠긴 박항서 감독 [사진=연합뉴스]
생각에 잠긴 박항서 감독 [사진=연합뉴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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