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타 차로 추격자 따돌린 양용은
여자친구를 캐디로 동반한 ‘타이거 킬러’ 양용은(46)이 이틀째 펄펄 날았다.

양용은은 30일 일본 도쿄의 요미우리 컨트리클럽(파70·7023야드)에서 열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시즌 최종전 닛폰시리즈 JT컵(총상금 1억3000만엔) 2라운드를 3언더파로 마쳤다.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4개를 잡아 중간합계 성적을 8언더파로 끌어올렸다. 이시카와 료, 이마히라 슈고 등 4명의 2위 그룹(4언더파)을 4타 차로 따돌린 단독 선두다.

양용은은 전반에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여 시동을 건 뒤 후반에 버디 1개를 추가해 추격자들을 멀찍이 밀어내고 시즌 2승 기회에 가까이 다가섰다.

양용은은 ‘바람의 아들’처럼 세계를 떠돌았다. 2006년 11월 유럽프로골프투어(EPGA) 혼다오픈에서 처음으로 맞붙은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어 파란을 일으킨 그는 PGA투어에 진출한 이듬해인 2009년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서 우즈를 또다시 제압해 ‘타이거 킬러’란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PGA투어 시드를 잃은 뒤 유럽과 아시아를 떠돌다 퀄리파잉 토너먼트 수석으로 올 시즌 일본 투어에 복귀했다. 이어 주니치 크라운을 제패해 12년 만에 일본투어 우승(일본투어 통산 5승, 개인통산 12승)을 신고했다.

퀄리파잉 토너먼트와 주니치 크라운 대회에서 여자친구를 동반한 그는 이번 대회에도 약혼자인 김미진 씨(40)를 캐디로 쓰고 있다. 양용은은 “함께 있으면 너무 편해 가능하면 같이 라운드하고 있다. 이번에도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투어 상금랭킹 11위인 양용은이 우승 상금 4000만엔을 손에 쥐면 상금 랭킹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리고, 내년도 PGA투어 주요 대회에 초청선수로 나설 가능성이 생긴다. 우즈를 다시 만날 수도 있다.

‘낚시꾼 스윙’으로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최호성(45)은 이날 1타를 잃어 선두 양용은에게 5타 뒤진 공동 6위로 주저앉았다. 일본투어 3승을 기록 중인 황중곤(26)이 최호성과 나란히 6위에 올라 선두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