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필 미컬슨이 끝까지 상대를 치켜세웠다.

미컬슨은 24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리크 골프 코스에서 열린 우즈와의 일대일 매치플레이 대결 '캐피털 원스 더 매치 : 타이거 vs 필'에서 우승했다. 900만 달러(약 101억원)를 놓고 펼친 단판 승부에서 미컬슨은 18번 홀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이어진 연장 4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즈를 따돌렸다.

많은 전문가들은 역대 성적이나 최근 기세, 동반 플레이 전적 등을 바탕으로 우즈의 우세를 점쳤다. 늘 우즈에게 밀려 '2인자' 이미지가 강했던 미컬슨이지만 둘만의 대결에서는 결국 마지막 승자로 남게 됐다.

미컬슨은 "오늘 같은 단 하루가 우즈의 위대함을 깎아내릴 수는 없다"면서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하다"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우즈도 "더 좋을 수 없을 정도로 잘 진행됐다"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매우 치열한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경기 중간중간 나란히 걸으며 대화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다만 미컬슨은 후반 접전이 이어지자 부쩍 말수가 줄어들었다. 둘 다 마이크를 단 채 경기를 펼쳐 말하는 것이 그대로 방송에 나갔는데, 미컬슨은 15번 홀에서 "오늘 좀 더 말을 많이 하려고 했는데, 후반에는 그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미컬슨의 말에 우즈는 "이해한다"고 맞장구를 치며 "우리가 서로 머리싸움에서 이기려고 했던 옛날 분위기로 돌아간 것 같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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