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끊이지 않던 히어로즈, 스폰서 계약으로 모처럼 웃을까
구단 안팎의 사건·사고로 험난한 2018년을 보낸 넥센 히어로즈 구단이 새로운 메인스폰서 계약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재가 끊이지 않았던 히어로즈 구단에 모처럼 날아온 희소식이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히어로즈 구단과 명명권(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추진 중이다.

키움증권 관계자가 "히어로즈 구단이 플레이오프 기간이라 시즌이 끝나면 계약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고 확인하면서 최종 계약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2008년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한 뒤 재창단하는 방식으로 KBO리그에 뛰어든 히어로즈 구단은 자금난으로 고전하다가 2010년 넥센타이어와 메인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뒤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2013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이후 올해까지 6시즌 가운데 5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 강호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히어로즈 구단은 큰돈을 들여 외부 FA를 영입하는 대신 체계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을 마련하며 KBO리그에 새로운 성공 모델을 제시했다.

그러나 선수단이 좋은 성과를 낸 것과는 달리, 구단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2012년부터 지루한 구단 지분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 초에는 이장석 전 대표이사가 횡령과 배임 혐의로 법정 구속을 당했다.

KBO는 2월 이 전 대표이사를 직무 정지 처분했고, 2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된 이후 영구 실격을 논의 중이다.

5월에는 이 전 대표이사 주도로 숱한 '뒷돈' 트레이드를 진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 금액만 131억5천만원이며, KBO는 히어로즈 구단에 제재금 5천만원 징계와 함께 6억원 환수까지 선언한 상황이다.

올해 만료하는 넥센타이어와 메인스폰서 계약 또한 히어로즈 구단의 골칫거리였다.

넥센타이어는 시즌 초 구단의 파행 운영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스폰서비를 잠정 중단했다.
악재 끊이지 않던 히어로즈, 스폰서 계약으로 모처럼 웃을까
야구계에서는 넥센타이어가 사실상 재계약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해석한다.

메인스폰서 넥센타이어는 히어로즈 구단이 불미스러운 일로 입방아에 오르는 것에 상당한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히어로즈 구단의 생존을 위한 가장 큰 과제는 새로운 메인스폰서를 구하는 것이었다.

만약 스폰서를 구하지 못하면 재정 부족으로 허덕이며 '히어로즈'라는 이름으로 뛰었던 2009시즌을 재현할 우려가 있었다.

서울을 연고로 하고 KBO리그 유일한 돔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쓰는 히어로즈 구단은 야구계 진입을 검토하는 기업에 어필할 요소가 충분하다.

그러나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이 전 대표이사 관련 사건과 지분분쟁은 위험 요소로 손꼽힌다.

이런 상황에도 키움증권이 히어로즈 구단과 메인스폰서 계약을 논의한다는 건 엉킨 실타래를 어느 정도는 풀었다고 볼 수도 있다.

KBO는 이 소식에 조심스럽게 환영 의사를 밝혔다.

KBO 관계자는 "키움증권이나 히어로즈 구단이 최종 발표하진 않았지만, 구단이 안정적으로 운영할 재원을 마련할 방법을 찾았다는 측면에서는 모두가 환영할 일"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이사에 대한 정운찬 KBO 총재의 영구 실격 최종 결정은 한국시리즈 이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