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L인터내셔널 크라운(총상금 160만달러·약 17억7000만원)은 100년 가까이 열린 남자 골프 라이더컵(미국과 유럽연합 간 골프 대항전)이나 1994년 출범한 프레지던츠컵(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인터내셔널팀 간 골프 대항전)과 비교하면 한참 역사가 짧다.

하지만 골프팬들의 관심은 뜨겁다. 오는 4일부터 나흘간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끝난 라이더컵의 열기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최대 20만원이 넘는 입장권 1~3차 판매분이 모두 팔렸고 벌써 4차 판매에 들어갔다.

◆떠들썩한 응원 가능, 여자 골프 해방구

UL인터내셔널 크라운은 여자 골프 유일의 국가대항전(8개국, 32명 출전)이라는 희소성 외에도 여러 흥미로운 요소로 갤러리를 끌어들이고 있다. 매너와 침묵을 요구하는 일반 골프대회와 달리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국가대항전답게 떠들썩한 응원전을 허락한다. 짧은 역사에도 대회만의 확실한 정체성을 찾았다는 평가다.

대회에 대한 높은 관심에 패션 브랜드 오클리, 드루벨트는 물론 가구회사 넵스 등 다양한 기업이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우승 트로피 제작에는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Tiffany&Co.)가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우승팀은 대회 상금의 25%인 40만달러를 가져간다.

경기 방식도 색다르다. 8개국이 두 개조로 나뉜 뒤 포볼 매치(2인1조가 각자의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성적을 택하는 방식)로 예선 순위를 정한다. 상위 2팀씩 최종라운드에 진출하고 각 조 3위는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서든데스 방식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최종라운드는 싱글 매치로 진행한다. 순위를 가릴 때 예선전과 최종라운드 결과를 모두 합산하는 만큼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

◆한국, 안방에서 무관 탈출 도전

세계랭킹 상위권을 다수 보유해 객관적인 전력에서 1순위로 꼽혀온 한국은 지난 대회 준우승이 그동안 최고 성적이다. 1일 끝난 라이더컵에서 미국이 유럽에 무너진 것처럼 인터내셔널 크라운 역시 개인 기량보다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것이 지난 대회들을 통해 증명됐다.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은 스페인, 두 번째 대회 우승은 미국이 차지했다.

한국은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올해 기필코 우승하겠다는 각오다. 세계랭킹 1위(1일 기준) 박성현(25)을 비롯해 유소연(4위·28), 김인경(10위·30), 전인지(27위·24)가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박성현은 “책임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