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순이’ 유소연(28·사진)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일본여자오픈을 제패했다.

유소연은 30일 일본 지바현의 지바 컨트리클럽(파72·6677야드)에서 열린 JLPGA 투어 일본여자오픈(총상금 1억4000만엔) 최종일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적어낸 유소연은 ‘일본 여자골프의 샛별’ 하타오카 나사(12언더파)를 3타 차 2위로 밀어내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 6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이어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지 3개월 만이다. LPGA 6승, 한국투어(KLPGA) 9승, 유럽투어 1승 등 개인 프로 통산 17승째다. 상금은 2800만엔(약 2억7000만원). 유소연은 지난 16일 끝난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에비앙챔피언십 이후 한 주를 쉰 뒤 LPGA 투어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 쏠쏠한 가외수입을 챙겼다.

유소연은 1라운드를 2타 차 단독 선두로 마쳐 우승 기대감을 키웠다. 이어 2라운드 공동 2위, 3라운드 공동 선두로 샷감을 유지한 뒤 마지막날 5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추격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4라운드를 공동선두로 함께 출발했던 기구치 에리카는 이날 한 타도 줄이지 못한 채 이븐파 72타로 경기를 마쳐 3위로 미끄럼을 탔다. 오히려 전날까지 2타 차 공동 4위에 머물러 있었던 ‘신성’ 하타오카의 막판 추격이 매서웠다. 48년 만에 일본여자오픈 3연패를 노렸던 하타오카는 지난 6월 LPGA 투어 월마트아칸소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신고한 뒤 상승세를 타고 있는 LPGA 투어의 새 강자다. 하타오카는 1번, 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보기 없이 4타를 줄이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유소연의 집중력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유소연은 전반 6번(파4), 7번(파5), 9번(파4) 등 세 홀에서 버디를 솎아내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온 뒤 12번(파3)과 17번(파3)에서 2개의 버디를 추가해 추격자들을 멀찍이 따돌렸다.

유소연, JLPGA 필드도 점령… '4개국 메이저 챔프' 올랐다
이로써 유소연은 4개국 내셔널타이틀(메이저)을 수확하는 진기록을 쓰게 됐다. 그는 2009년 오리엔트 중국 여자오픈을 시작으로 2011년 LPGA 투어 US여자오픈, 2014년 LPGA 투어 캐나다 여자오픈을 제패했다. 한국 내셔널타이틀(국가명을 대회명으로 쓰는 해당국 투어의 대표적 메이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선 아직까지 우승이 없다.

17명의 한국 선수가 대거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윤채영(31)이 최종합계 5언더파 공동 5위로 유소연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 3연승을 노렸던 신지애(30)는 공동 23위에 올랐다.

일본 대회 첫 승을 거둔 유소연은 한국 선수로는 여섯 번째 일본여자오픈 챔피언에 이름을 올렸다. 지금까지는 고우순(2002년), 장정(2006년), 이지희(2008년), 송보배(2009년), 전인지(2015년)가 일본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유소연은 오는 4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골프클럽에서 열리는 UL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에 박성현(25), 김인경(30), 전인지(24)와 함께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