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타이거 우즈, 페덱스컵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이틀째 2타 차 선두 질주
‘돌아온 황제’타이거 우즈(43·미국)가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이틀째 선두를 질주했다. 1000만달러 보너스 상금이 걸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900만달러·우승상금 162만달러)에서다.

1라운드를 5언더파 공동선두로 시작한 우즈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파70·7385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를 2언더파 68타로 마쳤다. 더블 보기 1개와 보기 1개를 내줬지만 버디도 5개나 잡아냈다. 중간합계 7언더파 공동 선두다. 이날만 3타를 덜어낸 세계랭킹 1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우즈와 함께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추격자들과는 2타 차. 이날 2타를 줄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5언더파 3위, 빌리 호셜(미국),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존 람(스페인), 저스틴 토머스(미국) 등이 4언더파 공동 4위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우즈가 1,2라운드 모두 선두를 달린 것은 지난해 12월 투어 복귀 이후 처음이다.

우즈는 이날 여러차례 위기를 맞았다. 벙커에만 세 차례 들어갔으며,전반에는 티샷이 밀렸다. 후반에는 티샷이 당겨졌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깔끔한 벙커샷과,정교한 어프로치샷으로 파세이브를 해냈다. 퍼팅이 당겨져서 1.5m짜리 파퍼트를 놓친 9번홀(파4) 보기와, 왼쪽 러프에서 나무 위로 올려친 두 번째 샷이 벙커 턱에 깊숙이 박혀버린 탓에 더블 보기를 내준 16번홀(파4)을 빼고는 흠잡을 데가 없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네 번의 벙커샷을 100% 파로 연결시켰으며, 81.82%의 스크램블 성공률을 기록해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랐다.

우즈는 선두에 올라설 경우 우승확률이 PGA 투어 사상 가장 높은 선수로 꼽힌다. 지금까지 1라운드 선두에 올랐던 29차례 가운데 14번을 우승했다. 우즈가 이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5년 1개월만에 통산 80승째를 달성하게 된다. 그는 2013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79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후 승수를 쌓지 못했다. 고질적인 허리부상 때문이다.

다른 선수들이 최종전에서 부진할 경우 1000만달러의 페덱스컵 우승 보너스까지 한꺼번에 가져갈 가능성도 키웠다. 페덱스컵 랭킹 20위로 최종전에 들어선 우즈가 이 대회에서 최종 우승하고, 페덱스 랭킹 2위로 최종전에 진출한 로즈가 이번 대회 최종경기 결과 5위이하로 밀려나는 등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맞아 떨어질 때다.

한편 PGA 투어는 정규 시즌 대회를 마친 뒤 4개의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를 치러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1위에게 1000만달러의 보너스 상금을 별도로 챙겨준다. 투어챔피언십은 플레이오프 네 번째 대회이자 최종전으로 3차전까지 포인트 랭킹 상위 30명까지 진입한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

1996년 PGA 투어에 데뷔한 우즈는 지금까지 메이저 14승을 포함해 통산 79승을 쌓았다. 하지만 부상으로 투어를 들락거리느라 2015년 윈덤챔피언십 이후 대회를 제대로 뛰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히어로월드챌린지 대회로 투어에 복귀한 그는 17개 대회에서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 준우승 등 2위 두 번을 포함해 ‘톱10’에 여섯 번 진입했다. 완벽한 부활에 우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