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풀 시드(전체 대회 출전권)’를 잃을 뻔했던 배상문(32·사진)이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 파이널 시리즈 3차전을 제패하면서 1부 투어 복귀에 성공했다.

배상문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스의 힐크레스트컨트리클럽(파71)에서 끝난 웹닷컴 투어 파이널 시리즈 3차전 앨버트슨스 보이시 오픈(총상금 10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19언더파 265타를 기록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종일 4명이 18언더파 공동선두를 달리다 마지막홀에서 2m짜리 버디를 성공시켜 2위 그룹을 1타 차로 제치고 짜릿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 대회는 웹닷컴 투어가 정규 시즌을 끝낸 뒤 치르는 4개의 파이널 시리즈 중 하나다. 웹닷컴 투어 정규 시즌 상금 랭킹 75명과 상위 투어인 PGA 투어 상금 랭킹 하위 75명(시즌 상금랭킹 126~200위)을 겨루게 해 2018~2019 PGA 투어 출전권 25장을 나눠주는 일종의 ‘승강대회’다.

지난해 8월 군 제대 후 PGA 투어에 복귀한 배상문은 이후 17개 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12차례 커트 탈락하는 등 극심한 부진 끝에 상금 랭킹 196위(18만4057달러)로 2018~2019 시즌 풀 시드를 놓쳤다. 하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다음 시즌 PGA 투어 출전 자격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3차전까지 쌓은 상금(21만8156달러)이 파이널 시리즈 1위로 올라선 덕분에 4차전 성적과 상관없이 풀 시드권을 받는 상금랭킹 ‘톱 25위’ 이내에 들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배상문은 “마지막 퍼트 때 긴장되거나 불안하지 않았고 오로지 퍼팅을 넣는 데에만 집중했다. 성공한 뒤에는 군대 생각과 전역 이후 마음고생 했던 시간이 떠올랐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국내투어 9승을 쌓고 2012년 PGA 투어로 진출한 그는 2013년 AT&T바이런 넬슨에서 첫 승을 올린 뒤 이듬해인 2014년 프라이스닷컴오픈(현 세이프웨이클래식)에서 2승째를 수확했다.

배상문의 PGA 투어 풀 시드 확보로 오는 10월 개막하는 PGA 투어 2018~2019 시즌에는 ‘코리안 브러더스’의 활약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안병훈(27) 강성훈(31) 김민휘(26) 김시우(23) 등이 시드를 유지한 데다, 웹닷컴 투어 성적 우수자인 임성재(20) 이경훈(27)과 배상문이 풀 시드를 확보해 투어에 새로 가세한다. 여기에 통산 상금 3231만4886달러(약 365억원)를 쌓은 최경주(48)가 통산 누적 상금 50위 이내에 든 선수에게 주는 1년 시드를 확보해 총 8명의 한국 선수가 투어에서 활동하게 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