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GC에서 열린 ‘34회 신한동해오픈’ 시상식에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왼쪽)이 박상현 선수에게 우승컵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박상현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KPGA 코리안투어에서 11년 만에 시즌 3승 고지를 밟은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신한금융 제공
1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GC에서 열린 ‘34회 신한동해오픈’ 시상식에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왼쪽)이 박상현 선수에게 우승컵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박상현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KPGA 코리안투어에서 11년 만에 시즌 3승 고지를 밟은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신한금융 제공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의 유일한 다승자 박상현(35·동아제약)이 제34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정상에 오르며 11년 만에 시즌 3승 고지를 밟은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박상현은 1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GC(파71·725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아 8언더파 63타를 적어냈다. 지난 사흘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은 그는 최종합계 22언더파 262타로 5타 차 완승을 거뒀다. 2014년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1~4라운드 내내 1위) 우승이다.

이로써 박상현은 앞서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과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시즌 3승째를 거뒀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한 시즌 3승을 거둔 선수가 나온 것은 2007년 김경태(32)와 강경남(35) 이후 무려 11년 만이다.

우승상금 2억1600만원, 그 이상의 혜택

KPGA 코리안투어 통산 8승째를 신고한 박상현에게 이번 대회 우승은 지난 7개 대회보다 더 뜻깊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대회 우승으로 상금 2억1600만원을 챙긴 것은 물론 오는 10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950만달러(약 107억원)가 걸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CJ컵) 출전권을 획득했다. CJ컵은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 3명에게 출전권을 준다.

그는 또 CJ컵 바로 전 주에 열리는 PGA투어 CIMB클래식(총상금 700만달러)과 다음달 말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챔피언스(총상금 975만달러)에도 이변이 없는 한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상현이 이 같은 ‘메이저급’ 대회에 출전이 가능한 이유는 아시안투어 상금랭킹 덕분이다. KPGA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한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한 그는 아시안투어 상금랭킹 2위로 올라섰다. 남은 기간 2개의 아시안투어 대회를 뛰며 최소 대회 수(5개)를 채우기만 하면 두 대회 모두 출전할 수 있다. CIMB클래식은 아시안투어 상금 순위 10위 이내, WGC HSBC챔피언스는 4위 이내 선수에게 출전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커트 탈락이 없는 CIMB클래식과 CJ컵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국내 대회 우승과 맞먹는 상금을 챙길 기회가 생긴다.

박상현, 남은 시즌 계획 변경?

박상현은 이번 우승으로 스타 부재로 고민하는 KPGA 코리안투어에서 압도적인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2005년 데뷔한 그가 꼬박 13년이 걸려 이뤄낸 성과다. 상금(약 7억9000만원)과 제네시스 포인트(대상 포인트·4412점), 평균 타수(69.13타) 등에서도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단일 시즌 상금으로 7억원 이상을 번 건 박상현이 처음이다. 기존 기록은 지난해 김승혁(32)의 6억3177만원이었다.

이번 대회는 박상현이 시즌 초 구상했던 KPGA 코리안투어의 마지막 대회였다. 그는 남은 시즌 일본프로골프(JGTO) 등 해외 투어에서 뛸 계획을 갖고 있다. KPGA 코리안투어가 시즌 종료까지 4개 대회를 남겨 놓은 가운데 그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금 1위 자리는 물론 제네시스 포인트에서도 역전을 허락할 수 있다. 제네시스 포인트는 대회 규모와 상관 없이 모든 대회에 동일한 점수를 준다. 3113점으로 2위인 맹동섭(31)이 남은 대회에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격차다.

박상현은 이번 대회 전까지 신한동해오픈이 마지막 대회라고 공공연하게 말했으나, 타이틀을 위해 막판에 계획을 변경하고 국내 대회에 출전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박상현은 우승 후 “이왕 이렇게 된 것 (일정 변경을) 고민해 보겠다”며 “아시안투어와 국내 투어에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3라운드에서 1타차 2위에 올라 3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던 안병훈(27)은 이날 2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8위(11언더파 273타)에 그쳤다. 양용은(46)은 3언더파 74타를 기록해 공동 44위(2언더파 282타)에 머물렀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