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딩크' 박항서 금의환향 "성원에 감사… 연봉은 만족"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전이 열린 지난달 29일 베트남에 있는 국내 편의점 브랜드 GS25는 직전 주 같은 요일보다 두 배에 가까운 떡볶이 매출을 올렸다. ‘쌀딩크’ 박항서 감독(59·사진)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대회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하며 한국 관련 기업 및 제품 호감도가 상승한 덕분이다. GS25뿐만 아니라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삼성, LG 등 주요 기업도 ‘박항서 효과’를 등에 업고 다양한 경제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 언론에선 박 감독의 월급이 너무 적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다. 2020년 1월까지 베트남과 계약한 박 감독은 3억원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의 민간외교관’으로 추앙받는 박 감독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카메라 앞에 선 박 감독은 “많은 분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베트남 대표팀에 성원을 보내줬고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연봉에 대해선 “연봉 문제는 이미 계약된 부분으로 지금 상태에 만족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베트남 대표팀은 비록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랍에미리트에 패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귀국길에 베트남 국민에게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앞서 23세 이하 아시아선수권 준우승에 이어 또 한 번의 기적 같은 성과를 낸 박 감독은 베트남 내에서 다시 한 번 명장으로 인정받았다.

박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베트남 체육부 장관님과 미팅했는데 당시 장관님은 예선만 통과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며 “베트남 언론도 아시안게임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였는데 다행히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박 감독의 눈은 벌써 오는 11월 열리는 동남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스즈키컵)에 향해 있다. 스즈키컵에서의 성과가 베트남이 박 감독을 영입한 가장 주된 이유였을 만큼 중요한 대회다. 베트남은 이 대회에서 2008년 이후 우승이 없다. 박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그는 “대한축구협회 도움을 받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흘 정도 전지훈련을 한다”며 “K리그 기간이라 프로 1.5군 정도 팀과의 두 차례 비공식 경기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즈키컵은 베트남 안에서 정말 중요한 대회”라며 “부담과 걱정이 되지만 즐기면서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