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뛰는 걸 보고 싶어한다고 하자 "하루빨리 통일이 돼야 합니다"
[아시안게임] "통일이 되는 걸 원하십니까?"… 南기자에 질문 던진 北로숙영
여자농구 단일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중국에 석패한 후 북측 로숙영에게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를 요청하자 로숙영은 먼저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주위의 설득에 이내 기자들 앞에 선 로숙영은 "경기가 뜻대로 되지 않아 섭섭합니다.

1등의 영예를 지닐 수 있는 것도 아쉽게 놓쳤는데…"라며 아쉬움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1일 중국과의 결승에서 로숙영은 심판의 유난히 잦은 반칙 콜에 2쿼터 일찌감치 반칙이 4개가 됐고 3쿼터에 5반칙으로 퇴장 당했다.

결승까지 올라오는 동안 단일팀 에이스 역할을 해온 로숙영이지만 이날은 4득점에 그쳤다.

로숙영은 "앞에 성과가 있다고 한들 결승 경기에서 잘못했는데 그 성과가 무엇이겠습니까?"라고 자조적으로 말하며 "실제 경기 마당에서 자기가 할 몫을 했어야 응당 자기 선수로서 본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한 달간 남측 선수들과 한 팀에서 뛴 소감을 묻자 로숙영은 "북과 남이 합쳐서 훈련하니까 하루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조별리그부터 빠짐없이 경기장을 찾아와 '힘내라 코리아'를 외쳐준 합동 응원단에 대해서는 "힘이 솟습니다.

힘든 속에서도 우리 팀 응원해주시고 힘차게 고무해주시니 정말 힘이 납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로숙영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맹활약으로 국내 농구 팬들 사이에선 르브론 제임스에 빗댄 '로브론'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국내 무대에서도 보고 싶다는 팬들도 많았다.

로숙영에게 남측 리그에서 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한 한국 기자가 물었다.

북측 관계자들도 배석한 상황에서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이었지만 로숙영은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한다고 섭섭지 마시고"라고 운을 뗀 뒤 "통일이 되는 걸 원하십니까"라고 반문했다.

로숙영은 "통일이 되면 저도 그 팀에 가서 뛸 수 있고 그 팀 선수들도 저희 팀에서 뛸 수 있다"며 "하루빨리 통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에 함께 있던 정성심 북측 코치도 "한마디 하겠다"며 입을 열었다.

정 코치는 "경기 끝나는 순간까지 열심히 응원해주신 남측 모든 응원자에게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한 후 로숙영과 함께 기자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일일이 응하고 자리를 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