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사상 최고 성적인 4위를 달성한 박항서 감독은 역사적인 첫 메달을 눈앞에서 놓친 점을 아쉬워하면서도, 더 성장하는 발판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박 감독은 1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3·4위전을 마치고 "선수들이나 저나 매 경기 베트남 국민을 실망하게 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메달엔 도달하지 못하고 4위에 머물렀다"며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이날 베트남은 아랍에미리트와 승부차기 끝에 패해 4위로 대회를 마쳤다.사상 첫 8강, 4강 진출에 이어 내친김에 첫 메달까지 노렸으나 간발의 차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박 감독은 "어느 때보다 집중력 있게 경기를 준비했다.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그런 것을 극복하려고 저와 선수들 많이 노력했다"고 대회를 돌아봤다.그러면서 "오늘 동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선수들에게 더 큰 성장의 밑거름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이어 그는 "베트남이 아시아 정상으로 가려면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저도 베트남 축구의 발전을 위해 작은 지식이지만 열정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박 감독은 이날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선수에 대해선 "너무 낙담해 있어서 특별히 무슨 얘기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 "선수들이 훌륭하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으니 이런 시련이 큰 밑거름이 될 거다.잘 헤쳐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연합뉴스
대만전에서 6이닝 2실점 하고도 패전…결승전에선 6이닝 1피안타 무실점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양현종(30·KIA 타이거즈)이 '국가대표 에이스'로 공인받았다.'아기 호랑이'로 불리던 양현종은 서른이 되는 해에, 국제무대에서도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하는 '맹수'가 됐다.양현종은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대회 시작 전부터 양현종은 가장 중요한 첫 경기(8월 26일 대만전)와 결승전에 선발로 나설 투수로 거론됐다.양현종은 대만전에서 6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한국이 1-2로 패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결승전에서는 일본 타선을 무득점으로 봉쇄해, 패전의 빌미도 제공하지 않았다.양현종은 1회초 첫 타자 지카모토 고지에게 초구 시속 143㎞ 직구를 시원하게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으며 투구를 시작했다.지카모토를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운 양현종은 기타무라 쇼지에게 1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맞아 첫 출루를 허용했다.양현종은 마쓰모토 모모타로를 3루수 뜬공 처리한 뒤 사사가와 고헤이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 2루에 몰렸다.그러나 다무라 쓰요시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첫 이닝을 끝냈다.2회 1사 후에는 모리시타 쇼헤이의 땅볼 타구가 불규칙 바운드가 되고, 2루수 안치홍(KIA)이 잡지 못하는 불운이 있었다.양현종은 흔들리지 않고 기나미 료를 삼진 처리하고, 아오야기 쇼를 유격수 직선타로 돌려세웠다.양현종은 3회와 4회를 연속 삼자범퇴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5회 첫 타자 모리시타가 2루수 실책으로 출루했지만, 양현종은 차분하게 기나미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요리하며 위기를 넘겼다.양현종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막았다.그의 임무는 여기까지였다.한국 타선은 결승전에서도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다.그래서 양현종의 호투가 더 돋보였다.양현종은 꾸준히 대표팀에 뽑혔다.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7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등에서 대표팀 주요 선발로 뛰었다.하지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김광현(SK 와이번스), 2017년 WBC에서는 장원준(두산 베어스)이 1선발 역할을 했다.양현종은 2017년 KBO리그에서 정규시즌·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골든글러브를 독식하며 KBO리그 최고 투수로 떠올랐다.2018년 아시안게임에서는 '확실한 1선발' 역할을 했다.위기의 대표팀을 구해낸 에이스 양현종은 누구나 인정하는 한국 야구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일등공신이다./연합뉴스
결승에서 태국 시손디에게 4-1 판정승오연지(28·인천시청)가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오연지는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국제 전시장(JIEXPO)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복싱 라이트급(60㎏) 결승에서 태국의 슈다포른 시손디(27)에게 4-1(29-27 28-28 27-29 27-29 28-28) 판정승을 거뒀다.5명의 부심 중 2명이 28-28로 똑같은 점수를 줬으나 박빙 속에서도 오연지가 좀더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고 판정해 오연지가 최종 승자가 됐다.오연지는 첫 라운드에서 사우스포(왼손잡이)인 시손디의 왼손 카운터 펀치에 다소 고전했다.하지만 2라운드부터 전세는 역전됐다.오연지(168㎝)는 자신보다 6㎝ 작은 시손디(162㎝)의 펀치를 유연하게 피하면서 특유의 받아치기로 차곡차곡 포인트를 쌓았다.3라운드에 접어들자 다급해진 시손디가 더욱 거세게 달라붙자 오연지의 아웃복싱이 빛을 발했다.오연지는 노련하게 시손디의 공격을 따돌리며 시손디의 가드가 빈곳만을 골라서 펀치를 꽂아넣고 승리를 확정했다.오연지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석연찮은 판정으로 패하며 대회 출전이 무산됐다.절치부심한 끝에 다시 태극마크를 단 오연지는 이번 대회 16강(베트남 류띠듀엔), 8강(중국 양원루), 준결승(북한 최혜송)에서 하나같이 강적들을 만났지만 모두 제치고 결승 무대에 올랐다.결승에서 만난 시손디는 8강에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카자흐스탄의 리마 볼로셴코에게 4-1 판정승을 거둔 실력자다.하지만 오연지는 시손디마저 누르고 아시아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섰다.이로써 오연지는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여자복싱에서 한국의 사상 첫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한국 여자복싱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성수연(75㎏급)이 동메달, 2014년 인천 대회에서 박진아(60㎏급)가 은메달을 획득했다.전국체전 7연패에 빛나는 오연지는 2015년과 2017년 아시아복싱연맹(ASBC)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복싱 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했다.한국 여자복싱이 아시아선수권에서 따낸 금메달 2개가 모두 오연지의 주먹에서 나왔다.오연지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며 또 한 번 한국 복싱 역사를 새롭게 썼다.쇠락의 길을 걷는 한국 복싱에 한 줄기 희망을 던진 금메달이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