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름 4관왕·김유리와 이주미 2관왕…이혜진 은2·동1
[아시안게임] 사이클 우먼파워… "남자와 훈련…오토바이와 경쟁"
사이클 국가대표팀이 역대 최고 성적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빛냈다.

사이클 대표팀은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4개를 수확하고 31일로 모든 대회 일정을 마쳤다.

이는 금메달 기준으로 2006년 도하(금5·은2·동8), 2002 부산(금5·은2·동6) 대회를 넘어서는 최고의 성적이다.

펜싱(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6개)과 더불어 이번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종목이 바로 사이클이다.

사이클 대표팀 내에서는 여자 선수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나아름(28·상주시청)은 한국 선수단에서 가장 많은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개인도로와 도로독주, 여자 단체추발과 매디슨 등 도로와 트랙을 넘나들며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김유리(31·삼양사)는 여자 단체추발과 매디슨 금메달로 2관왕에 오르고, 여자 옴니엄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이주미(29·국민체육진흥공단)는 여자 단체추발과 여자 개인추발을 싹쓸이하며 2관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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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거리 종목 선수들도 빛났다.

이혜진(26·연천군청)은 여자 스프린트와 경륜에서 은메달, 여자 단체스프린트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조선영(25·인천광역시청)은 여자 단체스프린트와 스프린트에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선수들은 끔찍할 정도로 힘들었던 훈련을 메달로 보상받았다.

김유리는 31일 여자 매디슨 금메달을 확정하고 눈물을 흘렸다.

김유리는 "여기까지 오는 게 너무 힘들어서 울었다.

오전, 오후, 야간까지 남자보다 더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며 "목표를 이루니 그동안 힘든 게 스쳐 지나가서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혜진은 대회 시작 전 "정말 추위만큼 힘들고 어려웠던 겨울이었다.

몸이 힘들어서 정신적으로도 어렵게 대회를 준비했었다"고 돌아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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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 중장거리 선수들은 남자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실력을 쑥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나아름은 "진천선수촌에 벨로드롬이 생기면서 기량이 다 올라왔다.

특히 모두 모여서 훈련하는 환경이 되면서 남자 선수와 같이 훈련할 수 있었다"며 "우리와 함께 훈련해준 남자팀 코치님과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김유리는 매디슨 경기를 앞두고 나아름에게 '남자와 훈련했던 것보다 경기가 쉬울 테니 자신 있게 하자'고 자신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매디슨은 한 팀을 이룬 두 명의 선수가 교대로 달리는 포인트 레이스다.

김유리와 나아름은 남자 선수와 짝을 이뤄서 매디슨은 연습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혼성' 매디슨 훈련은 오토바이와 경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유리는 "장선재 남자 트랙 중장거리 코치님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시면, 우리는 그 오토바이를 따라가면서 포인트를 올렸다.

오토바이를 잡을 때까지 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전 장 코치님이 '오토바이와 경기하는 것보다 덜 힘들 것'이라고 말씀하시더라"라며 웃었다.

김유리는 "우리의 수준은 한국 남자 선수들보다 조금 못 미치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남자와 훈련하면서 더 높이 올라가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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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남자 중장거리팀은 낙차 사고와 타이어 펑크 등 불운이 잇따르면서 남자 단체추발과 매디슨 금메달을 놓쳐 아쉬움을 삼켰다.

김형일 여자 중장거리 감독은 "동반 우승이라는 같은 꿈을 꾸며 이례적으로 남녀 합동 훈련을 했다.

저희의 금메달을 쪼갤 수 있으면 쪼개 나눠주고 싶을 정도로 남자팀에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제 선수들은 올림픽을 바라본다.

김유리는 나아름이 도로 훈련을 병행하느라 여자 단체추발 정예멤버가 모여서 훈련한 기간은 석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그래도 월드컵 기록에 가까운 수준으로 올라왔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올림픽 출전권은 따기 쉽지 않다.

아시아에서 1등을 하고, 세계에서 꾸준히 10등 안에 들어야 한다"면서도 2020 도쿄 올림픽을 목표로 다시 준비하겠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