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강원 춘천 제이드팰리스에서 시작된 KLPGA투어 한화 클래식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언니 제시카 코르다(오른쪽)와 동생 넬리가 환하게 웃고 있다.  /한화 제공
30일 강원 춘천 제이드팰리스에서 시작된 KLPGA투어 한화 클래식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언니 제시카 코르다(오른쪽)와 동생 넬리가 환하게 웃고 있다. /한화 제공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대표하는 ‘장신’ 자매 골퍼 제시카 코르다(25)와 넬리 코르다(20)가 한국에 오면 두 선수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직원은 유독 더 바쁘다. 코르다 자매가 좋아하는 한국 식당을 섭외해야 하고 밤에는 떡볶이 잘하는 집을 수소문해 건네줘야 일과가 끝난다.

코르다 자매의 카멜레온 같은 적응력은 아버지에게 배웠다. 어릴 적부터 체코 출신 테니스 선수이자 1998년 호주 오픈 남자 단식 우승자인 아버지 페트로를 따라 자주 여행을 다녔다.

코르다 자매는 올해도 30일부터 강원 춘천 제이드팰리스(파72·6757야드)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원)을 찾았다. 제시카는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고 주최 측인 한화의 후원을 받는 넬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출전이다. 둘은 지난주 캐나다에서 열린 CP 여자오픈을 마치고 바로 한국으로 건너오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언니 제시카는 “골프 선수는 적성이 맞는 사람이 할 수 있지 모두를 위한 직업은 아닌 것 같다”며 반쯤 감긴 눈으로 배시시 웃었다. 제시카와 같은 일정을 소화한 동생 넬리는 “우리는 그래도 몇 주 해외에 돌아다니다 집으로 돌아가면 충분히 쉴 수 있는데 한국 선수들은 (미국에서) 집이 멀리 떨어져 있지 않나”라며 “한국 선수들이 미국에 집이 있다 해도 ‘진짜’ 자기 침대가 주는 편안함을 느끼지 못할 것 같은데 성적을 내는 걸 보면 대단하다.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얼마나 큰 안정감을 주는지 아는 사람만 안다”고 말했다.

제시카와 넬리에게 힘든 일정 속에서도 꾸준한 ‘샷 감’을 유지하는 비결을 물었다. 제시카는 “몸이 힘들수록 생각을 적게 해야 한다”며 “샷 하기 전 딱 한 가지만을 염두에 두는데 나의 경우 ‘템포’를 속으로 센 뒤 망설임 없이 스윙한다”고 전했다. 넬리는 “어드레스를 취하기 전 어딜 보고 칠지만 생각한다”며 “타깃을 정하면 다른 생각 없이 바로 샷을 한다”고 설명했다.

제시카는 올해 우승(혼다 LPGA 타일랜드)을 맛본 몇 안되는 미국 선수 중 한 명이다. 올해 LPGA투어에선 한국 선수들이 8승, 태국 선수들이 5승을 거두는 동안 미국 선수들은 4승을 거두는 데 그치고 있다.

제시카는 “LPGA투어는 34개 대회가 13개 나라에서 열린다. 더 이상 미국의 투어가 아닌 글로벌 투어고 ‘글로벌 마켓’을 대상으로 한다”며 “투어도 엄연한 ‘비즈니스’고 결국 사람들의 흥미에 맞춰 투어가 따라 발전한다. 한국에 와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면 왜 한국 골프가 강한지 깨달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회 첫날 이소영(21)이 5언더파 67타로 단독 선두에 오른 가운데 ‘핫식스’ 이정은(22·대방건설) 등 다섯 명이 4언더파로 추격하고 있다. 이정은은 지난해 4승을 거두며 KLPGA투어 ‘6관왕’에 올랐으나 올해는 무관에 그치고 있다.

춘천=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