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보드 종목 출전…29일 오전 메달권 진입 도전
[아시안게임] 대회 최연소 9세 소녀 노베리 "도쿄 올림픽 땐 11살이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45개국 1만1천300여 명의 선수단 가운데 최연소는 인도네시아의 스케이트보드 선수 알리카 노베리다.

2009년 2월생인 노베리는 이번 대회 최고령 출전 선수인 필리핀의 콩테양(85)과는 무려 76세 차이가 난다.

콩테양은 카드 게임의 일종인 브리지 종목에 출전해 이번 대회 최고령 선수가 됐다.

콩테양은 둘째치고 노베리는 한국 선수단 최연소인 같은 종목의 유지웅(14)보다도 5살이나 어려 '세대 차이'를 느낄 것만 같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된 스케이트보드 첫날 경기가 열린 28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의 스케이트보드 스타디움에서 드디어 노베리를 만날 수 있었다.

깜찍한 외모의 노베리는 자기 키(130㎝)의 절반만 한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날렵하게 경기장 이곳저곳을 쏘다니는 중이었다.

인터뷰를 위해 '혹시 영어를 할 줄 아느냐'고 물었더니 노베리는 질문보다 훨씬 유창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당연하다"고 답했다.

스케이트보드를 처음 탄 시기를 묻자 한참을 되짚어 보는 듯 생각에 잠겼다가 "예전에 7살 때"라고 회상했다.

사촌이 처음 스케이트보드를 알려줬는데 그때부터 스케이트보드의 재미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혹시 대회가 열리는 팔렘방 출신이냐고 질문하자 "자카르타에서 왔는데 우리 할머니가 팔렘방에 사신다"며 여느 동네 꼬마가 말하듯 또박또박 설명했다.

노베리는 "이번 대회 원래 목표는 8명이 나가는 결선 진출이었는데 예선이 없어져 버렸다"고 당황스러워했다.

노베리가 출전하는 여자 스트리트 부문 선수 수가 8명밖에 안 돼 예선을 따로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스케이트보드 스트리트 종목은 계단, 난간, 레일, 경사면 등 실제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구조물 위에서 기술을 펼쳐야 한다.

가장 자신 있는 기술로는 보드 슬라이드(보드로 미끄러져 진행하는 동작)와 킥 플립(보드를 한 바퀴 돌리는 것)을 들었다.

얼핏 보기에 위험할 수도 있는 종목이라 "무섭지는 않으냐"고 했더니 그는 "올해 초에 발목을 다쳐서 며칠 걷지를 못했는데 그래도 너무 스케이트보드가 타고 싶었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결선 진출 목표가 사라진 대신 29일 결선에서 동메달 획득을 새로운 목표로 잡았다는 노베리는 "2년 뒤 도쿄 올림픽에도 나가서 그때는 결선 진출의 목표를 꼭 이루고 싶다"고 다짐했다.

행운을 빌며 화이팅하라는 의미로 주먹을 쥐어 보이고 힘내라고 말했더니 그는 생각지도 않게 주먹을 맞부딪히며 '주먹 하이파이브'를 하고는 또 유유히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저만큼 줄달음질 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