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매너·세리머니…연이은 논란 겪은 황희찬, 욕먹은 만큼 뛰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가 진행되는 동안 '득점왕' 황의조(26·감바 오사카), '캡틴' 손흥민(26·토트넘)만큼이나 자주 거론되던 이름이 황희찬(22·잘츠부르크)이었다.

형들과는 다소 다른 맥락에서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이번 대표팀에도 예상대로 승선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뜻밖의 일격을 당한 17일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기가 끝나고 중앙선에서 상대 선수들과 악수하는 세리머니에 참석하지 않고 곧바로 벤치로 걸어 나온 행동이 알려지면서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데다 매너에서까지 졌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소셜미디어 계정도 비공개로 전환해야 했을 정도로 후폭풍을 겪은 그는 열흘이 지난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는 피 말리는 연장 접전 끝에 승리를 결정짓는 페널티킥 골을 넣었으나 다시 뒷말을 낳았다.

황의조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차 넣은 뒤 상의를 탈의한 채 '쉿'하는 손동작 세리머니로 경고를 받자 경솔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시안게임] 매너·세리머니…연이은 논란 겪은 황희찬, 욕먹은 만큼 뛰었다
그간의 부진과 지난 논란의 연장 선상에서 비판은 증폭됐다.

29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베트남과의 대회 준결승전에서 오른쪽 측면에 배치된 황희찬은 자신을 둘러싼 여러 말을 의식한 듯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경기 초반부터 팀이 양 측면을 중심으로 공격 활로를 찾으며 황희찬 역시 부지런히 움직였다.

멀티 골을 터뜨린 이승우(베로나)의 첫 골이 터졌을 땐 황희찬이 숨은 공신이었다.

전반 7분 중원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받은 그는 밀착하는 수비수를 절묘하게 제치고 황의조에게 전진 패스를 건넸다.

황의조가 넘어지며 볼을 이어받은 이승우가 선제골을 기록했다.

후반 10분 추가 골 때도 황희찬이 이승우에게서 볼을 받아 저돌적인 돌파로 태클을 유도했고, 이 상황에서 흘러간 공을 다시 따낸 이승우의 추가 득점으로 연결됐다.

이후에도 그는 경기 끝까지 쉴 새 없이 뛰었다.

특유의 드리블과 압박을 발휘했고,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베트남의 거센 반격을 막아섰다.

장점을 최대한 펼치려 노력한 건 돋보였지만, 부지런히 움직인 것에 비해 세밀한 마무리가 부족했던 건 여전히 그에게 과제로 남았다.

그에겐 모든 논란을 지우고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다음 기회, 결승전이 남아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