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손목 수술받으며 은퇴까지 생각…8년 만에 나선 AG에서 동메달
[아시안게임] '값진 銅' 문유라 "은퇴까지 생각했는데…후배들도 할 수 있어"

8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스무 살의 문유라(28·보성군청)는 4위에 그치고도 크게 아쉬워하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다음 기회'가 쉽게 올 줄 알았다.

8년이 지났다.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고 마음먹고 준비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69㎏급에서 문유라는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문유라는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엑스포(지엑스포)에서 열린 결선에서 인상 101㎏, 용상 130㎏, 합계 231㎏으로 3위에 올랐다.

경기 뒤 만난 문유라는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했어야 하는데 죄송하다"라고 아쉬움을 먼저 드러내면서도 "8년 만에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경기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는데 메달을 목에 걸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값진 銅' 문유라 "은퇴까지 생각했는데…후배들도 할 수 있어"

8년 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문유라는 부진과 부상으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나서지 못했다.

2015년에는 손목 수술을 받았고, 은퇴 갈림길에 섰다.

문유라는 "2015년 수술을 받았을 때는 '운동을 그만할까'도 생각했다.

그때도 이미 적지 않은 나이였다"며 "주위에서 응원해주셨고 힘들게 재활했다.

그 시간을 보상받은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아쉬워하는 후배 김수현(23·인천시청)을 생각하면 크게 웃을 수 없었다.

사실 한국 역도는 문유라보다 김수현을 더 주목했다.

이날 김수현은 인상 2, 3차 시기에 연거푸 실패했고 합계 227㎏으로 4위에 그쳤다.

경기 뒤 김수현은 문유라에게 다가가 "언니, 축하해요"라고 말을 건넸고, 문유라는 김수현을 진하게 포옹했다.

문유라는 "나와 같은 체급에 김수현이라는 좋은 선수가 있어서 자극이 됐다.

수현이에게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좋은 기회가 더 있을 것"이라며 "다른 후배들에게도 '나처럼 큰 부상을 당한 나이 먹은 선수도 재기해서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딸 수 있다'는 걸 보여줘 기쁘다"고 했다.

그는 어머니를 떠올리며 울컥하기도 했다.

문유라는 "어머니가 아직도 모바일 메신저 배경 사진으로 내가 세계주니어대회에서 메달을 딴 사진을 쓰신다.

이제야 배경 사진을 바꿔드리게 됐다"고 했다.

그의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