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앞에서 머쓱해진 세계 톱3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노던트러스트(총상금 900만달러)는 대회 전부터 세계랭킹 1, 2, 3위가 한 조로 묶이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과 2위 브룩스 켑카, 3위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는 강력한 무기인 ‘장타’까지 장착하고 있어 이들을 보기 위해 구름 관중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구름 관중은 세계 톱랭커들을 뒤로하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사진)에게 쏠렸다. 이날 대회장에는 5년 만에 PGA투어 플레이오프에 출전한 우즈를 보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관중이 몰렸다.

이날 존슨은 가장 긴 파3 홀인 6번홀(230야드)에서 6번 아이언으로 거의 홀인원에 가까운 샷을 날렸다. 존슨을 따라다니던 팬들이 환호성을 질렀지만, 거의 동시에 6번홀 그린을 지나 우즈가 티샷을 한 7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도 우레와 같은 함성이 나왔다. 존슨은 “사람들이 내 샷을 보고 소리를 지른 건지 아니면 우즈의 티샷을 보고 소리를 지른 건지 알 수가 없었다”고 멋쩍게 웃었다.

2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패러머스의 리지우드CC(파71)에서 끝난 대회 1라운드에서 존슨과 켑카, 토머스 모두 세계 톱랭커다운 성적으로 경기를 마쳤다. 존슨과 켑카는 나란히 4언더파 67타를 적어내 선두그룹에 1타 뒤진 공동 5위로 홀아웃했다. 토머스는 2타를 줄여 2언더파 69타 공동 27위다.

팬들의 응원을 한 몸에 받은 우즈는 퍼터가 말을 안 들어 첫날 이븐파 71타 중위권에서 대회를 시작했다. 그는 이날 3~10m 거리의 버디 찬스를 여섯 번 놓쳤다. 우즈는 지난 3월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 이후 참가한 대회 1라운드에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을 제외하고 모두 이븐파 또는 그 이상을 기록하며 ‘슬로 스타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케빈 트웨이, 제이미 러브마크, 본 테일러, 션 오헤어(이상 미국)가 5언더파 66타를 적어내며 공동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존슨과 켑카를 필두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가 나란히 4언더파 67타 공동 5위에서 선두를 추격하고 있다. 한국 선수 중에선 강성훈(31)과 김시우(23·이상 CJ)가 2언더파 69타 공동 27위에 올라 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