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6회 대회 연속 종합 2위 수성에 나선 대한민국의 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한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22일 현재 금메달 11개, 은메달 15개, 동메달 23개를 획득해 중국, 일본에 이어 3위에 자리했다.지난 18일 개막한 이래 각 종목 경기가 시작된 19일부터 나흘간 겨우 금메달 두 자릿수를 넘기는 데 그쳐 목표로 내건 금메달 65개 이상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기대를 건 태권도에서 금메달 3개를 덜 얻었다.한국 선수단은 애초 태권도에서 금메달 9개를 예상했다.그러나 품새와 겨루기에서 2개씩을 따낸 태권도는 최대 6개를 수확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2개를 기대한 레슬링은 김현우(30·삼성생명)의 대회 2연패 좌절에도 류한수(30·삼성생명)와 조효철(32·부천시청)의 금메달로 체면을 유지했다.4년 전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 8개를 휩쓴 펜싱은 이번 대회에서도 4개를 수확해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했다.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최대 4개를 더 보태면 목표치(7개)를 초과 달성한다.대한체육회는 국제종합대회를 앞두고 각 종목 협회와 연맹의 자료를 모아 메달 목표치를 정한다.올해 아시안게임에서 정한 전통적 강세 종목에서의 금메달은 39개 이상이었다.예상치보다 3개가 부족하나 세계 최강인 양궁(7개)을 비롯해 유도(5개), 사이클(4개), 정구(3개), 볼링(2개)이 선전하면 우리나라는 메달 레이스에서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한국 선수단은 패러글라이딩, 스포츠클라이밍, 롤러스포츠 등 신규 종목에서 금메달 5개, 기초 종목인 수영과 육상에서 1개씩 등 모두 7개를 희망한다.골프, 복싱, 핸드볼, 요트, 세팍타크로 등 여타 종목에서도 19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내야 전체 65개 금메달을 충족한다.체육회가 금메달 60개를 딸 것으로 예상한 일본은 초반 수영에서 엄청난 선전으로 우리와의 금메달 격차를 두 배로 벌렸다.일본은 금메달 20개 중 무려 14개를 수영 경영에서 따냈다.이케에 리카코(18)라는 괴물 신인이 여자 자유형 100m·접영 100m·자유형 400m 계영·50m 접영에서 대회 첫 4관왕에 등극해 일본 수영의 상승세를 주도했다.특히 일본은 우리나라가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린 종목에서 금메달을 가져가 격차를 2배로 벌리는 데 득을 봤다.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한 한국 남자 에페 대표팀이 동메달에 머문 데 반해 일본이 처음으로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일궜다.우리가 대회 6회 연속 우승에 도전장을 내민 승마 마장마술에서도 일본이 웃었다.중국이 남은 수영 경영 종목에서 일본을 견제하고, 육상에서도 서남아시아 국가들이 일본을 따돌려야 우리나라가 2위 수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연합뉴스
AIBA, 대회 코앞에 두고 나동길 총감독 참가 제재국제복싱협회(AIBA)의 비정상적인 행정 탓에 한국 복싱 국가대표팀이 아시안게임 여정을 시작하기도 전에 급제동이 걸렸다.AIBA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을 불과 일주일 앞둔 지난 11일 톰 버게츠 사무국장 명의로 하용환 대한복싱협회 회장 앞으로 A4 용지 한 장 분량의 공문을 발송했다.이 공문에는 나동길(57) 한국 복싱 국가대표팀 총감독이 AIBA가 정한 국제 지도자 필수 교육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시안게임 코치 직무 수행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겼다.일개 코치도 아니고 한국 남녀 국가대표팀을 총지휘하는 총감독의 아시안게임 참가를 제재한다는 것이었다.그것도 아시안게임을 코앞에 둔 시점이었다.나 총감독이 국제 지도자 필수 교육을 받지 않은 것은 사실이므로 AIBA가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한 결과라고 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하지만 이 교육에 참가하지 않은 책임을 나 총감독에게 돌릴 수는 없다.또한 이는 AIBA의 2017년 3월 공문과도 모순되는 결정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나 총감독은 2017년 2월 한국 남녀 복싱 국가대표팀을 총괄하는 지도자로 선임됐다.그에 앞서 그는 국가대표 후보 선수 코치(1996∼1999년), 국가대표 코치(2001∼2006년)를 거친 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했다.나 총감독 개인에게는 2010년 이후 만 6년 만에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의 복귀였다.그 긴 공백기 동안에 나 총감독은 AIBA의 국제 지도자 필수 교육에 참가하지 않았다.참가할 이유가 없었다.AIBA가 2010년부터 도입한 국제 지도자 교육은 일종의 운전면허 적성검사와 같은 개념이다.나 총감독으로서는 2010년을 끝으로 물러난 뒤 다시는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운전대를 잡을 일이 없다고 판단해 이 교육에 참가하지 않았다.이후 전남 복싱의 부활을 이끈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16년 만에 노메달에 그치는 등 쇠락의 길을 걷는 한국 복싱을 다시 일으켜 세울 적임자로 선임됐다.대한복싱협회는 2017년 2월 나 총감독을 선임한 뒤 그해 3월 AIBA에 나 총감독의 국제 지도자 자격에 대해 문의했다.8월 독일 함부르크 세계선수권대회가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AIBA는 공문을 통해 "나 총감독이 다음 교육을 받을 때까지 국제 지도자 자격을 임시로 인정해주겠다"며 나 총감독의 지도자 자격을 회복시켜줬다."한국 복싱에 좋은 소식"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나 총감독도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다음 교육 일정이 잡히면 참가할 계획을 하고 있었다.하지만 국제 지도자 교육이 수시로 열리는 것은 아니었다.2017년 3월 AIBA 공문 이후 나 총감독의 레벨에 해당하는 3-스타 코치 자격 코스는 개최되지 않았다.그렇게 아시안게임까지 온 것이다.나 총감독은 2017년 2월 선임된 이후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선수권 등 AIBA가 주관하는 총 6번의 국제대회에 헤드코치로 등록하고 참가해왔다.어느 곳에서도 문제로 삼는 곳이 없었다.그런데 나 총감독 부임 이후 가장 큰 국제대회인 아시안게임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AIBA 측에서 발목을 잡은 것이다.지난 22일 한국 복싱 국가대표팀의 아시안게임 이틀째 공식 훈련이 진행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국제 전시장 내 복싱 훈련장에서 만난 나 총감독은 억울함을 호소하다가 끝내 눈물을 보였다.그는 "우리 선수들이 무슨 죄입니까.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동요할까 봐 그게 가장 미안하다"고 말했다.대한복싱협회는 AIBA의 이번 결정을 '갑질'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항의했다.협회는 AIBA에 서신을 보내 "이번 결정은 AIBA가 한국 복싱인들을 길들이기 위한 음모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나 총감독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배제해 한국 복싱의 메달 획득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경우 AIBA는 이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어 협회는 "끝까지 나 총감독의 아시안게임 참가를 제재한다면 AIBA의 이중적인 서신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보내 AIBA의 비정상적인 행정을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AIBA가 한국 복싱에 피해를 준 적은 이번뿐만이 아니다.가장 최근 사례로는 한국 복싱 최고의 경량급 선수인 신종훈(인천시청·49㎏급)이 있다.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신종훈은 AIBA가 복싱 인기 부활을 노리고 추진한 프로리그인 APB 계약을 어기고 국내 대회에 출전했다는 이유로 2014년 말 1년 6개월의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신종훈은 리우 올림픽 선발대회를 불과 사흘 앞두고 극적으로 징계가 풀렸다.그 사흘 동안 신종훈은 선발대회 장소인 베네수엘라까지 20시간을 비행해서 체중까지 감량해야 했다.신종훈은 "조금만 일찍 알려줬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며 눈물을 쏟으면서 대회를 준비했지만, 리우 올림픽 출전은 끝내 무산됐다.한 선수의 꿈을 짓밟은 AIBA가 이제는 한국의 아시안게임 도전마저 가로막고 있다./연합뉴스
한국은 여자 100m 허들 정혜림,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등에 기대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모든 스포츠의 기본인 '진짜 스포츠' 육상이 개막한다.이번 대회 육상은 현지시간 25일 오전 6시 출발하는 남자 마라톤을 시작으로 30일 오후 8시 40분 남자 1,600m 계주까지 총 48개 종목을 치른다.금메달 수도 이전보다 한 개 많은 48개(남자 24개, 여자 23개, 혼성 1개)다.기존 종목에 혼성 1,600m 계주를 정식종목으로 추가했다.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육상의 서막은 남자 마라톤이 연다.자카르타 교통 상황, 날씨 등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오전 6시에 마라톤을 시작한다.남자 마라톤을 가장 기다리는 국가는 일본이다.일본은 이번 대회 남자 마라톤 참가자 중 최고인 2시간06분54초의 기록을 보유한 이노우에 히로토와 올해 2시간09분34초를 뛴 소노다 하야토가 출전한다.변수가 많지만, 많은 전문가가 일본 두 남자 마라토너가 1,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한다.한국에서는 김재훈(한국전력, 개인 최고 2시간13분24초)과 신광식(강원도청 개인 최고 2시간14분05초)이 출전해 이변을 노린다.여자 마라톤은 하루 뒤인 26일 오전 6시에 열린다.한국 육상 관계자들도 여자 마라톤에서는 메달을 기대한다.2시간25분41초의 한국 기록을 보유한 김도연은 올 시즌 아시아 랭킹 6위에 올라있다.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마라톤에서 키르와 으니세 예프키루이(바레인)가 우승했을 때 기록이 2시간25분37초였다.한국 여자 마라톤은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이미옥이 동메달을 딴 이후 한 번도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를 배출하지 못했다.한국 육상은 짧은 순간에 놀라운 속도로 한국 여자 마라톤 최강자로 올라선 김도연이 여자 마라톤의 르네상스를 열어주길 기대한다.마라톤을 시작으로 육상 종목은 대회 성화가 불타는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에서 끊임없이 경기를 치른다.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종목은 단연 남자 100m다.이번 대회 홍보 책자에 자주 등장하는 '아시아의 볼트' 쑤빙톈(중국)이 유력한 우승 후보다.쑤빙톈은 올 시즌 두 차례나 아시아 최다 타이인 9초91을 뛰었다.9초97로 2018년 아시아순위 공동 2위인 세전예(중국)와 바라캇 무바라크 알하르티(오만)이 쑤빙톈을 견제한다.한국 기록(10초07) 보유자 김국영(광주광역시청)도 쑤빙톈 등 아시아 최정상급 스프린터에 도전장을 내민다.남자 100m는 25일 예선을 치르고, 26일에 준결선과 결선을 벌인다.쑤빙톈 외에도 2017 런던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투포환 우승자 궁리자오(중국),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위·2017년 런던 세계선수권 3위에 빛나는 일본 남자 400m 계주팀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GBK 주 경기장을 누빈다.은퇴한 육상 황제 우사인 볼트가 "올림픽 정식 종목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혼성 1,600m계주도 새로운 볼거리다.혼성 1,600m 계주는 27일 예선을 치르고, 28일 금메달 주인공을 가린다.4년 전 인천에서 노골드(은메달 4개, 동메달 6개)의 수모를 겪은 한국 육상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이상을 기대한다.2018년 여자 100m허들 아시아 랭킹 2위 정혜림(광주광역시청)은 가장 금메달에 접근한 선수다.시즌 개인 최고 기록 13초 11을 세운 정혜림은 우수이자오(중국·13초08)와 1위를 놓고 다툴 전망이다.남자 장대높이뛰기 3위 진민섭(여수시청), 남자 200m 6위 박태건(강원도청), 남자 높이뛰기 6위 우상혁(서천군청)도 아시아 정상을 향해 도전장을 내민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