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엔 선배 김정환, 이번엔 후배 오상욱 누르고 개인전 3연패
[아시안게임] 이제는 '형님' 구본길, 8년째 남자 사브르 에이스 증명
2010년, 2014년, 그리고 2018년에도 주인공은 구본길(29·국민체육진흥공단)이었다.

오은석(35), 원우영(36), 김정환(35·국민체육진흥공단) 등과 함께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의 전성시대를 이어 온 구본길이 아시안게임 개인전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구본길은 20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대표팀 후배 오상욱(22·대전대)을 15-14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대 초반 대학생이던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아 준결승에서 대선배 오은석을 꺾고 결승에 진출한 그는 금메달의 감격까지 누렸다.

4년이 흘러 인천에서는 역시 대표팀 선배이자 '친한 형'인 김정환과 금메달을 놓고 벌인 선의의 대결을 승리로 장식해 2연패를 일궜다.

단체전에선 김정환, 오은석, 원우영과 금메달을 합작해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 두 대회에서 그는 막내였지만, 올해는 처지가 바뀌었다.

김정환이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구본길의 아래엔 '무서운 후배' 오상욱(22·대전대), 김준호(24·국군체육부대)가 있다.

대표팀의 허리로서 든든히 버티며 정상급 기량을 유지한 그는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후배 오상욱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오상욱과 결승전에서 격돌하자던 다짐이 실제로 이뤄지자 약속한 대로 '진검승부'로 상대했다.

"제가 상욱이 나이 땐 긴장을 많이 했는데, 경험을 통해 많이 바뀌었다.

축제를 즐기자는 마음이 크다"며 강자의 여유를 보이던 그는 '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을 몸소 실천하며 대기록을 작성했다.

아시안게임 남자 펜싱 개인전에서 3연패를 달성한 건 구본길이 처음이다.

2회 연속 우승도 이전까지 구본길과 중국 왕하이빈(1998·2002년 남자 플뢰레)뿐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