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기 퍼팅’의 달인 브랜트 스네데커(미국)가 ‘꿈의 59타’ 고지를 밟았다. 17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시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윈덤 챔피언십에서다.

스네데커는 이날 열린 1라운드를 11언더파 59타로 마쳐 단독 선두에 올랐다. 보기는 1개만 내주고 버디 10개, 이글 1개를 쓸어 담아 2위 그룹인 라이언 무어, 존 오다를 4타차로 따돌렸다.

스네데커는 PGA투어 역사상 60타 미만을 친 아홉 번째 선수가 됐다. 짐 퓨릭이 58타로 PGA투어 최저타 기록을 갖고 있고, 스네데커를 포함한 여덟 명이 59타를 쳤다. 스네데커는 퍼터로 공을 때리는 듯한 독특한 방식으로 퍼팅을 한다. 정확성과 일관성이 좋지 않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 소수파 퍼팅법이지만, 이 퍼팅으로 59타를 작성했다. 첫 홀인 10번홀을 보기로 시작할 때만 해도 스네데커가 대기록을 작성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13번홀에서 16번홀까지 네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후반에 스네데커는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6개를 뽑아내는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6번홀(파4)이 백미였다. 176야드를 남기고 친 아이언 샷이 홀에 그대로 꽂히는 ‘덩크샷 이글’을 터뜨렸다.

스네데커는 “이글을 잡았을 때 59타를 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왔다”며 “정말 소수만이 경험한 기록을 나도 해냈다는 게 너무도 특별하다”고 말했다. 스네데커의 종전 생애 최저타는 60타였다. 스네데커는 1라운드가 시작되기 전 “이번 대회는 그린 컨디션이 좋아 버디 파티가 벌어질 것”이라며 좋은 성적을 예고하기도 했다. 2004년 프로가 된 스네데커는 통산 8승을 올렸다.

한국 선수 중에는 강성훈이 5언더파 공동 11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배상문이 3언더파(공동 32위)를 적어내 모처럼 산뜻하게 출발했다. 배상문이 67타를 친 것은 지난 5월 AT&T바이런넬슨 대회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