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홀 환상 벙커샷으로 기분 좋은 파 세이브
PGA 챔피언십 타이틀 방어로 랭킹 1위 탈환 도전
'골프가족' 토머스, 할아버지 응원 받으며 WGC 첫 우승
6일(한국시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천만 달러)에서 시즌 세 번째, 통산 아홉 번째 우승을 차지한 저스틴 토머스(25·미국)에겐 든든한 응원단이 찾아왔다.

토머스의 조부모 폴과 필리스 토머스는 대회가 열린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 골프클럽에서 손자의 PGA 투어 우승 장면을 처음으로 직접 지켜봤다.

경기 후 토머스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고 조금 울컥했다"며 "경기장에 잘 안 오시는데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토머스는 '골프가족' 출신이다.

할아버지 폴 토머스는 클럽 프로였고, 1960년 파이어스톤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에 출전하기도 했다.

아버지 마이크 토머스도 역시 켄터키 주에서 클럽 프로로 활동하고 있고, PGA 오브 아메리카 이사회 멤버이기도 했다.

가족의 든든한 응원을 받은 토머스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단 한 차례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은 채 편안하게 승리하며 우승상금 170만 달러(19억원)를 차지했다.

버디 2개, 보기 1개로 1타를 더 줄이는 데 그쳤지만 3라운드까지 그를 추격하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이언 폴터(잉글랜드)가 스스로 무너지면서 아무도 그를 위협하지 않았다.

1번 홀(파4)에선 멋진 벙커샷도 연출했다.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 벙커에 빠진 뒤 토머스는 벙커 앞 키 큰 나무를 우회해 그린 주변까지 가는 환상의 벙커샷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메이저 대회 못지않은 거액의 상금이 걸린 특급대회 WGC 대회에서 토머스가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골프가족' 토머스, 할아버지 응원 받으며 WGC 첫 우승
지난해 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첫 우승을 거둔 토머스는 메이저 우승과 WGC 우승에 모두 성공한 21번째 선수가 됐다.

또 필 미컬슨, 타이거 우즈,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에 이어 지난 30년간 26세 이전에 9승을 수확한 다섯 번째 선수다.

친한 친구 스피스, 잰더 쇼플리(미국) 등과 함께 1993년생 황금세대 골퍼인 토머스는 스피스보다 한발 늦게 빛을 봤다.

스피스가 일찌감치 PGA 투어 카드를 손에 넣고 데뷔 첫해인 2013년 첫 우승과 신인상까지 거머쥔 데 반해 토머스는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를 거쳐 2년 늦게 PGA 투어에 데뷔했다.

2015년 첫 시즌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신인상은 놓쳤다.

그해는 스피스의 해였다.

메이저 2승을 거두고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쥐었다.

절친의 활약을 지켜봐야 했던 토머스는 2016-2017시즌 5승과 첫 메이저 우승, 상금왕, 올해의 선수, 페덱스컵 챔피언까지 모두 휩쓸며 뒤늦게 정상에 올랐다.

뭐든지 스피스보다 한 발 늦게였지만 WGC 우승만큼은 스피스보다 먼저 했다.

메이저 3승 포함 통산 11승이 스피스는 아직 WGC 우승이 없다.

이번 대회에선 60위에 그쳤다.

세계랭킹 3위인 토머스는 이번 우승으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개막하는 PGA 챔피언십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 더스틴 존슨(미국)까지 밀어내고 랭킹 1위가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