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선수 중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유일한 다승자인 박성현(25) 앞에 거대한 산이 나타났다.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사진)은 지난주 열린 스코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박인비(30)를 밀어내고 1년1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에 복귀했다. 쭈타누깐은 올 시즌 3승째를 거뒀고 다승은 물론 각종 타이틀 경쟁에서도 선두로 올라섰다.

2일(한국시간) 개막한 LPGA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25만달러)에서 박성현은 쭈타누깐의 독주를 막아설 주자로 낙점됐다. 올 시즌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드라이브 비거리가 평균 270야드 이상(271.489야드)을 기록하고 있는 박성현은 쭈타누깐과의 장타 대결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올 시즌 메이저 2승 누가 먼저?

지난달 초 끝난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에서 자신의 두 번째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 2연승에 도전한다. 쭈타누깐도 US여자오픈에 이어 올 시즌 메이저대회 2승에 도전한다. 지난해 US여자오픈 우승자이기도 한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선다.

대회 첫날 270야드를 훌쩍 넘기는 ‘장타쇼’를 펼쳤던 박성현과 쭈타누깐의 2라운드까지 결과는 박성현의 판정승이다. 박성현은 3일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주 리덤세인트앤스의 로열리덤앤드세인트앤스 골프링크스(파72·6585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 더블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를 적어낸 그는 라운드가 반환점을 돈 오후 11시 현재 선두에 3타 모자란 단독 6위를 달리고 있다.

박성현은 71.4%의 높은 페어웨이 적중률과 72.2% 그린 적중률을 보인 1라운드와 달리 2라운드에선 고전했다. 7번홀(파5)까지 버디 3개로 3타를 줄이다가 9번홀(파3)부터 보기-더블 보기-보기로 순식간에 4타를 잃고 선두권에서 밀려났다. 그러나 박성현은 15번홀(파5)과 16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챘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선 약 5m 거리를 남겨 놓고 버디를 추가하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쭈타누깐은 비록 박성현에 비해 스코어는 좋지 않았으나 후반 집중력이 빛났다. 이날 11번홀(파5)까지 버디와 보기 1개씩을 맞바꾸며 타수를 줄이지 못하던 중 13번홀(파4)과 15번홀 징검다리 버디로 2타를 줄였다. 그는 중간합계 3언더파 141타로 공동 14위에 이름을 올리며 우승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이민지 “메이저대회 첫 승을 향하여”

한국(7승)과 다승을 놓고 경쟁하는 태국(5승) 선수들의 강세도 여전했다. 태국은 폰아농 펫람이 2라운드에서만 5타를 줄였다. 그는 중간합계 10언더파 134타를 쳐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로 나섰다.

호주 동포 이민지(22)는 2라운드에서 2타를 줄였고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 공동 2위로 홀아웃했다. 이민지는 이날 15번홀까지 5타를 줄이다가 막판 더블 보기 등으로 3타를 잃은 것이 옥에 티다. 이민지는 LPGA투어 통산 4승을 거두고 있으나 메이저대회 우승은 없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