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국 영국에 경마 콘텐츠 '역수출'… "한국, 경마 선진국 반열 머지않았다"
한국 경마는 2013년 12월 싱가포르 시범 수출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싱가포르와 호주, 미국, 홍콩, 프랑스 등 8개국에 1980개 경주 영상을 보내 현지인들의 경마 참여를 이끌어냈다. 특히 작년 8월 한국 경마 역사상 최초로 미주시장에 진출했고 올해 6월 경마 스포츠 종주국인 영국에 ‘역수출’을 했다. ‘파트2’ 경마 시행국인 한국 경마가 ‘파트1’ 경마 선진국에 경마 실황을 역수출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국제경마연맹(IFHA)은 경마 시행 국가를 대상으로 경주마 능력과 경마산업을 고려해 등급을 매긴다. 한국은 2005년 ‘파트3’에서 2016년 ‘파트2’까지 진입했다. 야구로 치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격인 ‘파트1’ 진입도 머지않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야구의 추신수나 류현진처럼 세계 최고 무대에서 성적을 내는 국내 경주마들이 배출되는 것이다.

말 수출로 인한 수익금은 현재 한국마사회가 말산업 육성에 중점을 두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매출 확대와 경주마 인력의 해외 진출 기반이란 파생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지난 5월 한국에서 열린 제37회 아시아경마회의(ARC: Asian Racing Conference)에선 40여 개국 약 1000명의 인사가 참석해 한국 경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번 ARC는 1980년과 2005년에 이어 한국에서 13년 만에 다시 열렸다. ARC는 아시아경마연맹(ARF: Asian Racing Federation)이 2년마다 개최하는 경마회의로 세계 경마 매출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회의를 주관한 국가의 브랜드 제고, 고용 창출 등 경제적 기여 효과도 크다는 게 마사회의 설명이다.

이번 회의에는 직전 인도에서 열린 제36회 ARC보다 약 두 배가 넘는 인원이 참석했다. 높아지는 한국 경마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한 외국 관계자는 “e스포츠 강국인 한국의 특징을 살린 발표와 코리안더비(GI) 등 한국의 주요 경마대회 관람 등 특색 있는 콘텐츠를 구성한 것이 흥미를 끌었다”고 평했다.

한국의 3개 메이저 대회인 ‘삼관경주(triple crown)’ 중 하나인 코리안더비는 최우수 3세마를 선발하는 경주다. 한국의 정상급 경주마들이 출전해 외국 관계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이 자리에서 한국은 국내 말산업 육성 기술력까지 선보였다. ARC 개최로 한국 경마는 글로벌 시장의 활로를 뚫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사회는 국제행사 전문인력 고용과 회의장 및 행사장 임차 등을 통해 최소 50억원 이상의 경제 유발 효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이번 회의를 발판 삼아 한국 경마가 경마선진국인 ‘파트1’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속적인 친선관계를 구축해 한국 경마의 글로벌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