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19)과 이소영(22)은 같은 롯데 골프팀 소속이라는 점 말고도 비슷한 게 많다. 국가대표 시절 아마추어 대회를 휩쓸었고, 2014년 열린 아시안게임에도 함께 출전해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학(고려대)도 같은 곳으로 진학했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경기하는 ‘닥공’스타일도 비슷하다.하지만 이소영은 후배 최혜진에 비해 존재감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201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첫 승에 이어 올 시즌 통산 2승을 올리는 등 띄엄띄엄 승수를 쌓으면서 특별함을 팬들에게 각인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최혜진은 롯데 프로 골프단 입단 이전 이미 아마추어 자격으로 2승을 올렸고, 올시즌 투어에 데뷔하자마자 2승을 올리는 등 집중적인 승수 쌓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절친 선후배 양보 없는 3승 고지 선점전이소영이 절친 후배 최혜진과의 진검승부에서 자존심을 세웠다. 22일 끝난 KLPGA투어 MY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총상금 6억원)에서다. 이소영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198타를 적어낸 그는 17언더파를 친 최혜진을 1타 차로 밀어내고 통산 3승째를 신고했다. 우승상금은 1억2000만원. 지난 4월 열린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에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2승째를 신고한 지 3개월여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장하나(2승), 최혜진(2승)에 이은 시즌 세 번째 멀티챔프로도 이름을 올렸다.이소영은 전날 열린 2라운드에서 11언더파 코스 레코드를 기록해 일찌감치 우승을 예감했다. 보기 없이 버디만 11개를 쓸어 담아 1라운드 배선우가 작성한 10언더파 기록을 한 타 경신했다. 이번 대회 이전 기록은 박성현이 2016년 OK저축은행 인비테이셔널대회에서 세운 8언더파였다.최혜진과 14언더파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이소영은 1번, 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기선을 잡았다. 최혜진과 배선우가 곧바로 버디쇼를 펼치며 추격해왔지만 그럴 때마다 버디를 홀컵에 꽂아 넣으며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쳤다. 2번홀에서 단독 선두에 나선 뒤 한 번도 선두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드라이버 샷 정확도가 78%(2라운드)에서 35%(3라운드)를 오가는 등 들쭉날쭉했지만, 아이언 정확도가 100%(2라운드)를 기록하는 등 빼어난 그린 공략으로 타수를 차근차근 줄여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러프든 페어웨이든 가리지 않고 공을 그린에 잘 올렸다는 얘기다.이소영은 2016년 생애 첫 승(용평리조트오픈)도 7월에 따냈다. 3년간 쌓은 통산 3승 중 2승을 한여름에 신고해 더위에 강한 ‘서머 퀸’의 면모를 과시했다.시즌 첫 3승 고지를 노렸던 최혜진은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가면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갈 기회를 날렸다. 대신 준우승 상금 5850만원을 추가해 오지현을 밀어내고 상금 랭킹 1위(5억7731만원)로 올라섰다. 평균타수 부문에서도 이정은(22·대방건설)을 제치고 1위(69.7727타)에 올라섰다.최종합계 17언더파를 기록한 배선우가 최혜진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박민지, 오지현, 김민선(23·문영그룹), 서연정, 최은우가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덥다 더워!”… 선수들 폭염과의 ‘2중 전쟁’선수들은 사흘간 치러진 대회에서 폭염과 전쟁을 치르느라 ‘2중고’를 겪었다. 기온이 30~35도를 오르내린 때문이다. 반면 바람은 초속 2m 정도로 밋밋했다. 최혜진은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힘이 들었다”고 털어놨다.폭염에 대처하는 선수들의 모습도 각양각색. 김리안, 이소영, 김자영 등은 얼음주머니를 머리에 얹거나 어깨에 두르고 다녔다. 장하나와 허다빈은 휴대용 소형 선풍기를 끼고 살다시피 했다. 협회에는 경기를 중단할 구체적인 온도 기준이 없다.오피스텔이 경품으로 걸려 있던 파3홀에서는 사흘간 한 번도 홀인원이 터지지 않아 2년 연속 경품을 타간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문영그룹은 이번 대회에 시가 1억2500만원, 1억8900여만원짜리 오피스텔 2채를 경품으로 내걸었다.KLPGA투어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2주간 여름 휴식기에 들어간다. 하반기 첫 대회는 8월10일 제주 오라CC에서 열리는 제주삼다수마스터스다.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핫식스’ 이정은(22·대방건설)이 분위기 전환을 노린다. 20일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다. 디펜딩 챔피언인 그는 올해 타이틀 방어를 통해 지난해 시즌 ‘전관왕’의 명예를 회복한다는 각오다. 그는 올 시즌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이정은은 올 시즌 국내보다 해외 투어에 집중했다. 국내 투어 출전이 지금까지 열린 전체 대회(16개)의 절반인 8개에 불과하다. 반면 해외 투어 출전 횟수가 투어 데뷔 이래 가장 많았다. 일본(J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살롱파스컵과 미국(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등 5개 대회를 나갔다. 장거리 비행이 겹치며 피로가 누적됐고, 우승도 없었지만 ‘경험’과 자신감을 쌓았다. 최고 성적이 살롱파스컵 3위.그러는 사이 국내 성적이 슬금슬금 미끄럼을 탔다. 2위(에쓰오일챔피언십), 3위(롯데렌터카오픈, 한국여자오픈) 등은 있었지만 트로피는 들어 올리지 못했다. 시즌 상금 순위도 17위까지 내려갔다. 투어의 관심이 동갑내기 라이벌인 오지현(22)에게 쏠렸다. 오지현은 상금 순위 1위, 대상 포인트 2위로 주가를 맘껏 끌어올렸다.이번 대회는 분위기 전환에 안성맞춤이다. 총상금이 6억원(우승상금 1억2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억원 늘었고, 홀인원 경품으로 오피스텔 2채가 내걸렸다. 대회장인 경기 여주시의 솔모로CC(파72·6501야드)는 장타와 정교한 아이언샷을 겸비한 선수에게 적합하다는 평가다. 장타서열 3위(261야드), 그린적중률 7위(78%)에 올라 있는 이정은도 이 조건을 두루 갖췄다.1주일간의 휴식을 취한 뒤 출전하는 만큼 체력도 충분하다. 이정은은 “샷감과 퍼터감을 끌어올리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부분만 신경써서 플레이하려 한다”며 “디펜딩 챔피언으로 타이틀 방어를 할 수 있도록 매 라운드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대회 주최사인 문영그룹은 파3 4개 홀에 모두 홀인원 경품을 내걸었다. 7번홀(145야드)과 17번홀(149야드)에 각각 약 1억2500만원, 1억8900만원 상당의 오피스텔을 내걸었다. 3번홀(155야드)에는 안마의자와 아이언세트를, 12번홀(150야드)에는 기아자동차 승용차를 홀인원 선물로 내놨다.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MY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2018’ 대회가 한 채당 1억원이 넘는 오피스텔을 홀인원 경품으로 내걸었다.대회 후원사인 문영그룹은 17일 총 5억원이던 상금을 올해 6억원으로 늘렸으며, 두 개의 파3 홀에 오피스텔 2채를 홀인원 경품으로 내걸었다고 발표했다. 이 대회는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경기 여주시 솔모로 컨트리클럽(파72· 6573야드)에서 막을 올리는 2018 KLPGA 투어 열일곱 번째 대회다. 디펜딩 챔피언은 이정은6다. 대회장인 솔모로는 2016년부터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을 개최해왔던 코스로, 올해부터는 이 대회도 함께 연다.홀인원 상품으로 걸린 오피스텔은 대회 후원사인 문영그룹이 지은 ‘비즈트위트 바이올렛’ 오피스텔이다. 7번홀과 17번홀에서 선수가 홀인원을 할 경우 선물로 준다. 시가 약 1억2500만원(7번홀)과 약 1억8900만원(17번홀) 상당이다.근린생활시설과 오피스텔 분양 관련 사업을 주로 하고 있는 문영그룹은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연 2016년 첫 대회 때부터 오피스텔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첫 대회에선 정예나(30)가 홀인원에 성공해 분양가 1억3000만원 짜리 오피스텔을 타갔다. 지난해에는 홀인원이 나오지 않았다.이번 대회는 1주일간의 휴식 이후 열리는 첫 대회로, 하반기 판도를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KLPGA 투어는 이달 초 아시아나항공 오픈 이후 한 주간 대회를 치르지 않았다.지난해 챔피언 이정은6를 비롯해 최혜진, 오지현,이승현, 김지영2, 장하나 등 현 대상 포인트 선두 ‘톱5’가 모두 출동한다. 상금 순위 ‘톱10’에 들어 있는 김지현2, 이다연, 인주연도 출전해 시즌 세 번째 멀티 챔피언에 도전한다. 현재 멀티 챔프는 장하나와 최혜진(이상 2승) 등 2명뿐이다. 6000만원 차이 내에 모여있는 오지현과 최혜진, 장하나의 상금 선두 경쟁도 관전 포인트다. 대회 우승상금이 1억2000만원이어서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뒤집힐 가능성도 크다.솔모로에만 서면 펄펄 나는 김민선5에게도 이번 대회는 의미가 특별하다. 그는 2016년 이곳에서 열린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는 등 3년간 솔모로에서 열린 대회에서 세 번 모두 ‘톱10’에 들었다. 김민선5는 “솔모로 컨트리클럽은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라며 “무엇보다 최근 샷 감각이 많이 올라오고 있어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