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도전하고 싶다. 더 높은 곳이 내 목표다.”

‘빨간 바지’ 김세영(25·미래에셋·사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의미 있는 기록 하나를 더 남겼다. 54홀 최저타(24언더파) 타이기록이다. 2003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미즈노 클래식에서 작성한 24언더파를 넘어서는 데 딱 1타가 모자랐다.

김세영은 7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오나이다의 손베리 크리크에서 열린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6개를 쓸어 담아 8언더파 64타를 쳤다. 3라운드 중간합계 24언더파를 친 김세영은 2위 양희영(16언더파)을 8타 차로 따돌리며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8타 차 3라운드 선두는 올 시즌 최다 타수 차다. 지금까지 4타 차가 최다였다. 이변이 없는 한 LPGA 투어 통산 7승 고지의 9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김세영은 지난해 5월 로레나 오초아 매치플레이에서 6승째를 올린 뒤 지금까지 1년2개월 동안 승수를 쌓지 못했다.

그는 “소렌스탐을 보며 꿈을 키웠는데, 그와 함께 이름이 불릴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더 높은 곳에 도전하는 게 나의 목표인 만큼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최종일 4라운드에서 4타 이상을 더 줄이면 LPGA 72홀 최저타 기록을 새로 쓸 수 있다. 현 기록은 2001년 3월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 대회에서 소렌스탐이 세운 27언더파(261타)다.

김세영은 더블 보기 1개(2라운드 17번홀)를 내준 것을 빼고는 사흘 내내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선보였다. 티에서 그린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빼어났다. 그린 적중률이 95%에 달했다.

3라운드 출발부터 좋았다. 3번홀(파5)에서 2온 이글로 포문을 연 김세영은 9번홀(파5) 버디로 전반을 마감한 뒤 후반 11번홀(파4)에서는 벙커샷을 홀 3m가량에 떨어뜨려 버디를 잡아 기세를 이어갔다. 샷과 퍼트가 함께 불붙은 게 13번홀(파5)부터다. 이 홀부터 16번홀(파4)까지 4홀 연속 버디쇼를 선보였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브레이크를 잘못 읽는 바람에 2m에 가까운 파퍼트를 남기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침착하게 밀어넣어 54홀 최저타 기록을 완성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