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끝난 자정 무렵 감독에 전화…축구팬들, 망연자실해 울기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대표팀과 대접전 끝에 4강 진출에 실패한 자국 월드컵 대표팀을 '영웅'이라고 치켜세우며 격려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자정 무렵 끝이 난 월드컵 8강 전 러시아-크로아티아 간 경기에서 자국팀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3-4로 아깝게 패한 뒤 스타니슬라프 체르체소프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표했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전했다.

경기 전에도 체르체소프 감독에게 전화를 해 선전을 당부한 푸틴 대통령은 경기 뒤 다시 전화를 걸어 "우리 선수들은 졌지만 영웅이다.

그들은 경기장에서 죽을 힘을 다했다.

우리는 그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TV로 경기를 지켜보며 대표팀을 응원한 뒤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페스코프는 소개했다.

페스코프는 대통령이 러시아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을 크렘린궁으로 초청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의 피시트 스타디움을 찾아 직접 경기를 관람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도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을 찾아 감독과 선수들을 격려하고 사의를 표시했다.

모스크바 시내 2곳의 '팬 존'(응원 구역)과 레스토랑·카페, 가정집 등에 모여 경기를 지켜본 러시아 팬들은 피를 말리는 접전이 자국팀의 패배로 마무리되자 한동안 망연자실한 채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일부 여성 팬들은 서로 안고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러시아는 이날 크로아티아와 8강 대결에서 전후반 90분까지 1-1, 연장전까지 2-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3-4로 석패했다.

이로써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52년 만에 준결승 진출을 노렸던 러시아의 꿈은 안타깝게 좌절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0위의 러시아는 본선 진출 32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순위로 월드컵을 주최하는 처지였으나 조별 리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를 잇달아 격파하는 예상 밖의 선전으로 1986년 이후 32년 만에 16강 무대를 밟았다.

러시아는 뒤이어 16강전에서도 우승 후보였던 '무적함대' 스페인을 승부차기 접전 끝에 무너뜨리는 돌풍을 일으키며 8강까지 올랐다.
푸틴 "러시아선수들은 영웅"… 4강 좌절 자국팀 격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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