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독일 조기 탈락 충격
아디다스, 나이키에 열세
브라질과 4강行 놓고 맞서는
벨기에에 마케팅 효과 기대
‘총성 없는 전쟁터’ 러시아월드컵에서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는 이는 축구팬뿐만이 아니다. 세계 스포츠 브랜드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독일 아디다스와 미국 나이키는 월드컵 마케팅으로도 전쟁을 치른다. 후원하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면 당연히 매출 상승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스포츠 브랜드 월드컵 대리戰… 아디다스 "벨기에, 너만 믿는다"

세계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보면 아디다스는 나이키에 조금 밀리는 모양새지만, 월드컵 축구에서만큼은 우위에 있음을 자부해 왔다. 32개 팀이 본선에 진출하기 시작한 1998년 프랑스월드컵부터 이번 대회 전까지 열린 5번의 월드컵에서 아디다스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국가(프랑스 스페인 독일)가 세 번 우승을 차지했다. 나이키가 후원한 국가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우승한 브라질이 유일하다.

이번 대회도 시작은 아디다스에 유리했다. 32개 본선 진출팀 중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포함해 12개 팀이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었다. 나이키는 10개 팀, 푸마는 4개 팀에 불과했다. 미국 경제전문통신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나이키와 달리 러시아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기 위해 공인구와 심판 유니폼을 제작하는 등 최대 1억7600만달러(약 1970억원)를 국제축구연맹(FIFA)에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한국시간) 현재 8강 진출 국가가 확정된 상황에서 전세가 뒤집혔다. 믿었던 독일팀을 포함해 9개 팀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와 ‘무적함대’ 스페인도 일찌감치 짐을 쌌다. 8강에 오른 팀 가운데 프랑스 브라질 잉글랜드 크로아티아가 나이키, 벨기에 스웨덴 러시아가 아디다스, 우루과이가 푸마를 입는다. 현실적으로 아디다스를 입는 3팀 중에서 우승 후보로 꼽히는 곳은 벨기에 한 팀에 불과하다. 하지만 벨기에 앞에는 6일 맞붙는 ‘삼바 군단’ 브라질이 버티고 있고, 승리해도 우루과이-프랑스전 승자와 맞붙어야 한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월드컵 전통적 인기팀인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등이 탈락해 스포츠용품 판매가 전체적으로 저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캐스퍼 로스테드 아디다스 최고경영자(CEO)는 유니폼 셔츠에서만큼은 지난 대회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대회에 근접하거나 그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려면 아디다스로선 벨기에의 활약이 절실하다. 브라질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만큼은 아니지만 벨기에는 로멜루 루카쿠(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에당 아자르(첼시),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시티) 등 유니폼을 팔아줄 선수가 즐비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브라질월드컵이 열린 2014년 800만 벌의 유니폼을 팔았다. 그중 300만 벌이 대회 우승팀 독일의 유니폼이었다. 당시 아디다스는 축구 관련 용품 판매로만 2100만유로(약 275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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