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경기' 혹평 속 스위스와 16강전 1-0 승리
안데르손 감독 "다른 팀의 시선, 전혀 관심도 없다"
[월드컵] 지겹게, 더 지겹게… 14년 전 그리스 기적 꿈꾸는 스웨덴
매일 하나씩 명승부가 추가되고 있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가장 주목받지 못하는 팀은 스웨덴일 것이다.

3일(현지시간) 스웨덴이 스위스를 1-0으로 제압한 16강전을 두고 명승부라고 말하는 축구팬은 스웨덴 국민을 제외하고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웨덴은 '선수비·후공격'이라는 확실한 팀 컬러를 바탕으로 그라운드의 11명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러시아 월드컵 돌풍의 팀으로 떠올랐다.

한국과 독일, 멕시코와 함께 편성된 F조 조별리그에서 2승 1패로 조 1위를 차지한 스웨덴은 16강전에서 스위스마저 제압하고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8강에 진출했다.

스웨덴은 스위스와 경기에서 골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세부 지표에서 크게 밀렸다.

볼 점유율(63%대 37%), 패스 정확도(84%대 73%), 패스 성공(501대 199) 모두 스위스가 스웨덴보다 앞섰다.

스위스의 파상 공세를 꿋꿋하게 막아내며 버티던 스웨덴은 후반 21분 에밀 포르스베리가 결승골을 터트렸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골문을 성공적으로 잠갔다.

제삼자가 보기에 스웨덴의 경기가 박진감 넘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는 스웨덴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0-1로 패한 한국 축구팬이라면 대부분이 동의할 것이다.
[월드컵] 지겹게, 더 지겹게… 14년 전 그리스 기적 꿈꾸는 스웨덴
스웨덴은 장신의 선수를 수비진에 빽빽이 세워 골문을 걸어 잠근 뒤 역습 기회를 엿보다가 골을 넣는 전술을 고수한다.

마치 유로 2004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그리스를 떠올리게 한다.

오토 레하겔 감독이 이끌던 그리스는 8강부터 결승까지 모두 1-0으로 승리하며 텐백 전술로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수비적으로 경기를 펼치다 보니 당연히 재미는 없을 수밖에 없다.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선은 "스웨덴과 스위스의 경기는 월드컵 토너먼트 사상 최악의 경기"라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러한 평가에 얀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은 "우리 팀이 좋은 팀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면서 "다른 팀이 우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고 말해 현재의 전술을 유지할 것임을 확인했다.

말하자면 '지겹게, 더 지겹게'가 스웨덴의 전술인 셈이다.

스웨덴 축구팬에게는 지금의 대표팀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보유하고도 힘을 못 썼던 예전보다 훨씬 흥미진진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웨덴의 8강 진출이 확정된 뒤 "그들은 스위스보다 절반도 안 되는 패스를 했지만, 다 같이 힘을 합쳐 이케아 책꽂이를 조립하는 것처럼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고 묘사했다.

스웨덴은 7일 잉글랜드와 준준결승에서 월드컵 통산 4번째 4강 진출에 도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