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에도 우승 없다가 7월 US오픈 제패하며 시즌 3관왕 '시동'
16번 홀 워터 해저드 위기에서 결정적인 파 세이브
'2년차 징크스' 메이저에서 날린 박성현 '역시 큰 경기 체질'
박성현(25)이 2년 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주위의 우려를 털어냈다.

박성현은 2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킬디어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이번 우승은 시즌 중반까지 이어지던 부진을 날려버리는 한 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 신인상은 물론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 1위를 독식하며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39년 만에 신인 3관왕을 달성한 박성현은 올해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3월 KIA 클래식에서 미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컷 탈락을 당하며 불길한 징조가 불거졌다.

국내 대회까지 더하면 2015년 5월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 이후 2년 10개월 만에 3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것이다.

일회성으로 여겼던 컷 탈락은 4월 LA 오픈에서 또 나오면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았다.

5월 텍사스 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둬 이런 우려를 잠재우는 듯했지만 이후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또 연달아 컷 통과에 실패하며 부진이 이어졌다.

그 세 차례 컷 탈락에는 지난해 우승했던 US오픈도 포함돼 있었다.

지난해 1위였던 상금 순위는 35위에 머물렀고 특히 라운드 당 퍼트 수는 30.3개(106위)로 부진했다.

퍼트가 보완할 점이라는 지적이 나왔던 지난 시즌에도 퍼트 수는 라운드당 29.5개로 40위였다.

이번 대회 직전에 출전한 지난주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는 컷은 통과했으나 공동 61위로 역시 시원치 않은 결과였다.
'2년차 징크스' 메이저에서 날린 박성현 '역시 큰 경기 체질'
이번 대회를 앞두고 퍼터와 퍼트 루틴에 변화를 줬다고 밝힌 박성현은 일단 어느 정도 효과를 보는 듯하다.

4라운드를 하면서 퍼트 수가 27-29-31-27개로 라운드당 28.5개로 줄었다.

그는 1라운드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퍼터와 퍼팅 루틴에 변화를 주면서 한결 편안하게 경기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자신감이 붙은 그는 16번 홀(파4)에서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두 번째 샷이 그린에 미치지 못해 워터 해저드에 빠질 뻔했다.

공은 다행히 턱에 걸려 있기는 했지만 긴 풀 때문에 제대로 샷을 하기 어려웠다.

캐디인 데이비드 존스가 공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신발을 신은 채로 물속에 발을 담가야 했을 정도로 공 위치가 나빴다.

그러나 박성현이 이 위기에서 시도한 세 번째 샷은 홀 50㎝에 붙으면서 파를 지킬 수 있었다.

세 번째 샷을 하고 난 뒤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인 박성현은 만일 이 샷이 아니었더라면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질 뻔했다.

이때 1타 차 선두였던 유소연(28)이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 2타 차로 달아났는데, 만일 박성현이 여기서 타수를 잃었더라면 3타 차 이상으로 벌어지는 상황이었다.
'2년차 징크스' 메이저에서 날린 박성현 '역시 큰 경기 체질'
박성현은 지난해에도 메이저 우승으로 주위 사람들의 걱정을 안심시켰다.

우승권을 맴돌며 투어 신인치고는 좋은 성적을 내기는 했지만 7월 US오픈 이전까지 우승 소식이 없던 그는 메이저 대회 중에서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US오픈을 제패하며 '역시 슈퍼루키'라는 찬사를 끌어냈다.

특히 지난해 US오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관전하는 등 미국 내에서도 관심이 쏠린 대회였다.

지난해 US오픈에서 우승하며 8월 캐나다오픈까지 제패한 박성현은 결국 신인 3관왕이라는 위업까지 달성할 수 있었다.

올해도 시즌 중반까지 잠잠하던 박성현이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