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신태용, 유임 질문에 "독일 잡았지만… 마음 정리 안 돼"
"아쉬움 남는 월드컵, 마지막 독일전 같은 모습 계속 보였다면" 신태용(48)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길었던 항해를 마쳤다.
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스웨덴, 멕시코전에서 연달아 패해 국민적인 비난을 받았지만, 세계 1위 독일을 꺾고 큰 기쁨을 선사했다.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신 감독의 유임 여부다.
지난해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본선으로 이끈 신 감독은 러시아에서 목표로 삼았던 16강 진출은 이루지 못했다.
신 감독의 계약은 7월 말까지다.
대한축구협회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약 연장 혹은 후임 감독 물색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신 감독은 '대표팀을 계속해서 이끌 의지는 있는가'라는 질문에 "신중하게 다가가야 할 부분"이라며 "16강에 못 간 게 아쉬움이 남지만, 최강 독일은 잡았다"고 답했다.
이어 "아직 마음이 정리가 안 됐다.
이제 막 대회가 끝나서 깊이 있게 생각은 안 해봤다"며 "답변 드릴 상황은 아니다"라고 확답을 피했다.
신 감독에게도 이번 월드컵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대회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의 경질로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1년도 안 되는 빠듯한 시간 때문에 대표팀에 자신의 색을 입히지 못했다. 시간이 부족한 가운데 운도 없었다.
신 감독이 염두에 둔 선수들은 줄줄이 부상으로 쓰러졌고, 대회 중에도 박주호와 기성용이 다쳤다.
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빅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몸에 DNA가 축적되면 대표팀이 강해질 것"이라며 "이 점을 보완하면 16강 이상도 충분히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아쉬운 건 권창훈의 부상"이라며 "권창훈이 있었다면 손흥민이 더 많은 걸 보여줬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대신 가장 큰 발견은 주전 골키퍼 조현우다.
조현우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눈부신 선방을 보여준 덕분에 해외 언론의 '조별리그 베스트 일레븐'까지 이름을 올렸다.
과감하게 조현우를 기용한 신 감독은 "조현우와 김승규, 김진현 모두 장단점이 있다"면서 "김승규가 키는 크지만, 공중볼 타점은 조현우가 낫다.
세네갈과 평가전 보고 조현우를 쓸 거라 마음 굳혔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큰 사건 중 하나가 된 독일전 승리 후 뒷이야기도 소개했다.
그는 "경기 끝나고 선수, 스태프 등 모든 사람이 눈물바다가 돼 경기 후 뭐라 말할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분위기를 전하고는 "호텔 들어가서야 '다들 고생했다'고 격려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신 감독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월드컵이다.
마지막 독일전 같은 모습을 계속 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부상 선수가 많아 전술을 펼치지 못한 게 아쉽지만, 같이 한 23명의 전사는 완벽하게 잘 해줬다"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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